금천동에 소재한 한 고기전문식당에 홀서빙을 구한다는 광고지가 붙어있다.
15일 청주지역 한 생활정보지에 들어온 요식업계 구인광고는 752건. 이 중 대부분이 홀서빙과 주방보조를 구한다는 광고다. '급구'인 광고만 해도 200여개가 넘었다.
생활정보지에 구인광고를 몇 달째 냈다 포기했다는 한 고기전문식당 사장은 "예전엔 신문에
구인광고 한 번만 내도 전화통에 불이 났는데 요새는 문의도 없다"며 "당시에는 월 2~3회 휴무에 120~130만원 정도면 충분했지만 요즘은 150만원 이상을 불러도 좀처럼 인력을 채울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학교 구내식당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 직영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충북대는 지난 14일 '한빛식당'을 새로 열었다. 총 25명 정도의 조리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20명 안팎이다.
식당 관계자는 "3년 전부터 구내식당에서 일할 아줌마들이 부족한 상태"라며 "옛날엔 조리원을 모집한다고 하면 10명이 한꺼번에 몰렸지만 지금은 와주는 사람마저 반갑게 느껴질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24시간 김밥가게 주인 A씨는 야간에 일할 사람이 없어 연변에서 온 50대 아줌마를 채용했다.
A씨는 한국 아줌마가 일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아무리 구인 광고를 내도 전화 오는 사람이 드물었고, 힘들게 뽑아도 2~3일이면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해 결국 포기했다.
점점 식당일을 하지 않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주부 B(50·금천동)씨가 입을 열었다. "얼마 전까지 식당 홀서빙을 했는데, 서빙 말고도 손님이 뜸하면 밀린 설거지에 청소까지 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랐다"며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대가가 생각만큼 크지 않아 다른 고수익 알바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B씨가 말한 '고수익 알바'는 노래방 도우미 아르바이트. 노래방 도우미의 경우 손님과 1시간 놀고 받는 돈이 3만원 정도다. 이중 소개비 7천원을 떼면 본인에게 돌아가는 순이익은 2만3천원. 시급이 최대 5천원인 식당일보다 남자 손님을 접대하고 받는 도우미 시급이 약 5배 높은 셈이다.
B씨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 했다. "남편이 벌어오는 수입만으로는 자식들 교육비 대기에도 빠듯해요. 단시간에 목돈을 벌 수 있는 이 일이 요즘 주부들 사이에선 최고 인기이기도 하고…."
/ 김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