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기업유치와 ‘메세나‘

2007.10.28 22:26:30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이는 본래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가 자기에게 의술을 배우고 떠나는 제자들에게 “인간의 몸을 알고 고치는 법을 배우는 데는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 그러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 그러니 열심히 배워라”는 의미에서 사용한 것이라 한다.
이 말이 그리스에서 로마로 건너가면서 의술 대신에 예술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어쨌든지 예술(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 문화(예술)산업은 흔히 ‘굴뚝 없는 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공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변양균·신정아 사건’이 불거지면서 세인의 주목을 끄는 용어가 있다.
‘메세나(Mecenat).’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가였던 마에케나스(Caius Cilinius Maecenas)에서 유래한 프랑스어다.
기업이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가리키는 메세나는 포괄적 개념의 문화 마케팅이다.
우리나라에선 1994년 한국메세나협의회가 발족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충북도가 민선 4기 들어 설정한 도정 핵심과제가 ‘경제특별도 건설’이다.
도는 이를 위해 투자 유치, 즉 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 결과, 민선 4기 들어 지금까지 거둔 투자협약은 62개 기업에 12조 6천508억원.
도가 이처럼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잘사는 충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 유치는 우선 그 지역의 일자리와 소비 창출, 그리고 주민소득으로 이어진다.
생산기반이 취약한 충북이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다.
오는 2010년 도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충북이다.
그러나 기업 유치는 단지 경제적으로 잘사는 것에 국한되진 않는다.
그래서 설정한 도정목표가 ‘잘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이다.
물질적 풍족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생활을 영위할 때 비로소 행복할 것이다.
충북개발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도민의식조사를 보면, 문화예술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스런 편(23.6%) 또는 불만족스럽다(5.6%) 등 부정적인 시각이 29.2%인 반면에 매우 만족(4.0%)과 만족스런 편(16.5%) 등 긍정적인 답변은 20.5%에 그쳤다.
기업 유치는 그 지역의 경제 활성화는 물론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동기가 된다.
지난해 삼성그룹이 문화예술계에 지원한 지원금은 498억원에 이른다.
기업들이 고객(지역주민)의 감성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문화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의 투자유치 규모가 민선 4기 들어 벌써 1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메세나’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충북도민의 몫이다.
‘잘사는 충북’을 만들어 가기 위한 기업 유치, 그 다음엔 ‘행복한 도민’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우택 충북지사와 출입기자들이 얼마 전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어떻게 ‘행복한 도민’을 만들 것인가가 잠시 화두가 됐다. 이를 위해선 삼성과 같은 대기업 유치가 절실하고 이와 함께 기업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메세나’가 ‘행복’의 중심에 서 있었다.
작가이자 기업인인 세스 고딘(Seth Godin)은 “21세기 고객의 욕구는 감성의 소통”이라고 했다. 오늘날의 기업이 감성의 코드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문화를 선택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강신욱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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