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납치했다는 전화를 받고 용의자에게 송금을 하려는 고객을 농협직원이 감지, 송금을 막아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11시40분께 유모(61) 씨는 청주농협 서원지점을 방문, 우체국계좌로 300만원을 송금해달라고 농협직원 최모 씨에게 의뢰했다.
유 씨가 핸드폰으로 상대방과 계속 통화를 하면서 빨리 송금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을 본 최 씨는 전화를 끊으라고 말했으나 유씨는 "아들이 납치됐다"며 송금을 재촉했다.
사기전화임을 직감한 최 씨는 담당 팀장에게 "고객이 사기전화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보고했으며 담당팀장인 한모 씨는 유 씨를 상담실로 들어오게 해 진정시키고 아들의 연락처를 파악, 아들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려줬다.
아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유 씨는 그제야 휴대폰을 끊고 "애가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원하는 돈을 송금하려 했다"며 "범인들이 휴대폰을 끊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청주농협의 다른 관계자는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
유씨는 자신의 위험을 감지하고 송금을 하지 못하도록 도움을 준 최 씨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관계자는 "평소 직원들이 사기예방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갖고 고객의 행동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보호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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