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장안수제숯불갈비는 상호에 모든 것이 담겼다. 그야말로 '수제' '숯불' '갈비'다.
강선선 대표는 골절기계를 이용해 통으로 된 생돼지갈비를 자르고 칼로 포 작업을 마친 뒤 특제 양념에 3일 정도 숙성 시킨다.
강 대표의 아내 정영숙씨가 찰솥밥을 들어보이고 있다.
가게를 열고 지금껏 갈비만 100% 사용했다. 초기에는 동네에 갈비가 떨어지는 날이 많아 시골로 갈비를 구하러 다니기도 했다.
그럼에도 살코기 등 덧살을 사용하는 것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고기가 섞이면 '갈비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관리가 번거롭지만 불도 여전히 참숯만을 사용한다. 숯에서 굽는 갈비야 말로 향과 맛이 제대로 살아난다고 믿어서다.
돼지갈비는 물론, 직접 담그는 된장으로 끓여내는 된장찌개나 '시골맛'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동치미까지 장안수제숯불갈비는 23년째 한결같은 맛을 내세우고 있다.
가게가 동네를 옮겨와도 단골손님들이 군말 없이 찾아와 주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강 대표가 가게를 시작하면서부터 신경 썼던 또 다른 하나는 '밥'이다. 돼지갈비 전문점이니 만큼 반찬이 한정식집 수준으로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한 끼 맛있게 먹었다는 인상을 주려면 밥이 중요했다.
강 대표 본인이 느끼는 식사의 만족도가 밥에서 왔기 때문이다. 반찬이 조금 부족하다 싶더라도 밥맛이 좋으면 좋은 식사가 가능했다.
처음엔 뚝배기와 함께했다. 테이블 인원에 맞춰 대접하던 뚝배기 밥은 언제나 손님들의 칭찬을 받았다. 갓 지어 낸 찰진 밥은 함께 먹는 고기 맛까지 배가시켰다.
최근에는 1인분씩 취사가 가능한 찰솥밥으로 바꿔 퍼 담는 수고는 줄이고 밥맛은 올렸다.
갈비와 함께 먹은 밥과 찌개 맛에 반한 손님들은 평일 점심, 찌개와 밥을 먹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20여년 돼지갈비와 함께하다 보니 갈비맛 하나는 청주 제일이라 자부한다는 부부다. 구워낸 갈비를 찍어먹는 소스 하나도 비법을 담아 끓여내니 손님들의 칭찬이 그칠 날 없다.
다른 가게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장안수제숯불갈비의 매력이다. 게다가 갈비에 붙은 살을 억지로 잘라내지 못해 정해진 중량보다 많은 양이 나기기 일쑤다.
강선선·정영숙 대표
1년 전쯤 율량동으로 가게를 이전하면서 자신 있게 주방을 열었다. 모든 걸 손수 하는 주방의 공정을 굳이 손님들에게 가릴 이유가 없어서다. 가게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리된 넓은 주방이 홀 만큼이나 훤히 들여다보인다.
확장된 조리 공간에는 CCTV까지 설치했다. 손님들은 모니터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위생과 신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열린 주방은 최근 식약처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돼지갈비를 시작한 이유도, 23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도 특별할 것이 없다며 손사래 치는 강선선 대표 부부다.
해마다 된장과 동치미를 담그고 매일 갈비를 손질하는 정성이야말로 무엇보다 특별한 비법이 아닐까.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