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경매시장 '반짝'

부동산 경기 회복… 충북지역 투자자 몰려

2009.09.30 18:57:14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데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의 호재로 충북도내 부동산경기가 회복되면서 경매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8월까지 청주지법에 1천672건이 접수된 경매사건은 올 들어 8월 현재 1천926건으로, 15.2% 증가했다.

추석을 코앞에 둔 지난 29일 청주지법 경매법정을 찾았다.

오전 10시30분 청주지법 121호 경매법정.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부동산 경매를 받으려는 입찰자들로 법정 앞은 북새통이다.

오전 10시부터 입찰서를 작성해 투찰순서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날 경매는 총 140여건의 입찰이 진행됐다.

입찰자들은 법정 내 좌석을 모두 메운 것도 모자라 법정 출입구 근처에도 삼삼오오 모여 경매정보지를 훑어보느라 정신이 없다.

"애들이 커서 좀 넓은 집으로 옮기려 해요. 새 아파트를 사기엔 돈이 없어 경매를 볼까 법원을 찾았어요."

경매법정에서 만난 A(39)씨의 말이다. 초등학생 두 자녀가 있는 A씨는 현재 살고 있는 79㎡(24평형)를 팔아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법정을 찾았다고 한다.

이날 경매법정에는 A씨처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는 부부 등 가족단위 입찰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결혼 5년차인 B(36)씨는 "현재 살고 있는 전세가격과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합하면 내집 마련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1∼2회 유찰된 아파트를 낙찰 받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경매법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의 인기' 물건은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모 아파트 119㎡(36평형).

최저낙찰가 1억2천500만원인 이 물건에만 A씨와 B씨를 포함한 무려 20여명의 입찰자들이 몰렸다.

상가 등의 부동산이 아닌 아파트 물건 입찰에서 20명이 넘는 입찰자들이 몰리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게 한 경매정보회사 직원의 설명이다.

이날 입찰에선 유찰된 1차 경매 최저가격인 1억2천500만원보다 많은 1억5천250만원을 적은 입찰자가 낙찰됐다.

경매 고수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이 아파트를 선호한다면 일명 고수들이 눈독을 들이는 경매물건은 다세대주택과 상가, 토지 등이다.

2회 이상 유찰돼 감정가의 70%대까지 입찰가가 떨어진 물건들은 수십억원대 토지에서 수억원대 주택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고수들에게 낙점됐다.

한 경매정보회사 직원은 "올 초까지만 해도 경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하반기 들어서면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인기물건이 나올 때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전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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