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2기 충북도자치경찰위원회가 새롭게 출범한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인선도 끝났다. 1기와는 다른 새로운 자치경찰 시대가 기대된다. 늘 도민과 함께 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 무늬만 자치경찰은 필요 없다
충북도자치경찰위가 오는 28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연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2대 충북도자치경찰위원장으로 이광숙 씨를 지명했다. 상임위원 6명도 함께 내정했다.
충북도자치경찰위는 도내 자치경찰사무를 관장하는 위원회다. 2021년 7월 1일 신설·발족했다. 충북도지사 아래 소속이다. 하지만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독립적으로 권한과 업무를 수행한다. 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그중 한 명은 사무국장(상임위원 겸임)이다. 위원장과 사무국장은·지방공무원이다. 위원장은·2급 상당, 사무국장은 3급 상당의 지방정무직이다.
자치경찰위는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 기구다. 일반행정과 경찰행정의 협업을 촉진한다. 시민 참여의 통로를 여는 개척자 역할도 해야 한다. 가야할 길,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동안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우선 정상궤도를 이탈한 제도와 시스템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 다음 권한과 책임의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무늬만 자치경찰은 필요 없다.
2기 충북자치경찰위가 할 일은 많다. 먼저 자치경찰제 정상화 방안이 시급하다. 불필요성을 필요성으로 전환해야 한다. 경찰의 존재 이유는 언제나 시민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시민친화 여부부터 살펴야 한다. 그동안 충북자치경찰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저 이름뿐이었나 싶었다. 민심 이반을 부르기 적당했다. 미미한 존재감은 여전하다. 더 늦기 전에 점검해야 한다.
위기는 소리 없이 온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善意)로 포장돼 있다. 이 서양 격언이 전하는 의미가 남다르다. 착한 의도에서 출발한 정책이 나쁜 결과를 초래했을 때 흔히 인용된다. 의도는 좋았지만 방법론이 틀렸다는 데 방점이 있다. 자치경찰의 출범과 지금의 결과에 그대로 적용된다. 선한 의도와 결과의 부조화다. 허나 아직 실패한 정책이 아니다. 지금부터 바로 가면 된다.
목적은 바른데 수단이 그를 때가 있다. 이런 땐 차라리 쉽다. 정책을 탓하지 말고 바로 잡으면 된다. 다만 선한 의도만 앞세워 잘못을 방치하는 건 나쁘다.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의도가 착하다고 결과까지 착하다는 보장은 없다. 되레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이럴 땐 진짜 정책 의도가 착한 건지도 의심해봐야 한다. 충북자치경찰의 존재이유는 충북도민의 안전이다.
*** 갈수록 용두사미는 곤란하다
현행 자치경찰제는 광역시·도 단위다. 시·군과 경찰서 간 자치경찰사무에 관한 협력체계 구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휘·명령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순식간에 절차탁마나 일취월장은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용두사미여선 안 된다. 자치경찰위는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 기구다. 일반행정과 경찰행정의 협업 촉진 매개자다.·물론 쉽지 않다. 충북이라고 다를 리 없다. 고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잘못된 게 있으면 바꾸고 고쳐야 한다. 외부 탓만 할 게 아니다. 내부에서 먼저 동력을 찾아야 한다. 행동 없는 지식은 그저 위험할 뿐이다. 변화의 새 바람 앞에 걸림돌일 뿐이다. 나폴레옹은 코르시카에서만 태어나는 게 아니다. 충북에서도 나올 수 있다. 이광숙 충북자치경찰위원장의 책임이 정말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