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4·10총선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은 여전하다. 지금의 정치 구도와 바람이 얼마나 이어질지 궁금하다.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
*** 여야, 잘못된 게 있으면 고쳐라
선거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연초엔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국민의힘의 다수당 회복엔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불과 두 달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야당 우세로 기울었던 판세가 팽팽해졌다. 되레 여당의 승리 예측이 더 많아졌다.
남은 한 달간이 변수다. 어떤 바람이 불지 모른다. 어떤 호재와 악재가 새롭게 등장할지 미지수다. 뭐가 등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뒤바뀔 수 있다. 민주당은 '공천 아닌 사천' '공당 아닌 이재명 사당'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역 주류가 압도적이다. 민주당과 닮은꼴이란 논란을 피하긴 어렵다.
비례대표 공천도 문제투성이다. 우려했던 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위성정당의 파행은 예상대로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 당 대표에 국민의힘 당직자를 앉혔다. 국민의힘 공관위원 3명이 국민의미래 공관위원도 겸직한다.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 '꼭두각시 정당'이 확실하다.
민주당은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의 이름을 '더불어민주연합'으로 정했다. 당헌·당규도 무시하고 전략공천관리위가 비례대표 공천을 심사한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비례 후보를 비례대표추천위에서 추천토록 하는 게 규정이다. 그런 다음 전 당원 및 중앙위원 투표로 확정토록 하고 있다. 꼼수 공천이다.
국민의힘은 법적으로 독립된 정당 공천을 모(母)정당이 장악했다. 민주당은 공천의 투명성을 훼손했다. 모두 비례대표제를 퇴행시켰다. 누가 낫다 못하다 하기 어렵다. 꼼수를 쓴 건 다 마찬가지다. 이제는 여론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식이다. 밀실에서 나눠먹던 과거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진흙탕 싸움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식당에서 만난 시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말했다. 즉시 이 대표에게 유권자 갈라치기란 비판이 돌아왔다. 이 대표는 빠르게 사과했다. 하지만 네거티브 조짐이 느껴진다. 정책과 비전 대신 막말 공세가 판을 칠까 두려울 정도다.
적어도 총선 후보라면 자신의 정치 언어를 되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잘못된 게 있으면 고쳐야 한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 4·10총선 시간 한 달도 안 남아
대한민국 정치 현실은 참담하다. 민주주의는 갈수록 퇴행하고 있다. 이념적 양극화와 적대적 진영 정치가 만든 결과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시민은 시민대로 강성 일변도다. 진영 정치에 함몰돼 큰 소리만 내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은 당파적 이해관계와 사리사욕에 몰두했다. 국민의 냉소와 불신은 한계치에 다다랐다.
국민이 투표를 통해 잘못된 공천을 심판할 시간이다. 공천이 잘못됐다고 선거까지 잘못돼선 안 된다. 선거는 잘못된 제도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유권자의 바른 선택만이 근본적인 정치 교체를 실현할 수 있다. 정치가 국민을 위한 개혁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네거티브 대신 정책 대결에 집중토록 하는 힘이다.
유권자는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살펴 선택해야 한다. 언제나 제비 한 마리가 봄소식을 알린다. 유권자의 바르고 똑똑한 선택이 미래를 살린다. 총선 이후 걸러낸 햇살 조각 같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