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2024년 1월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며칠 뒤면 설 명절이다. 오는 4월 10일 실시될 총선은 60여일 앞이다. 여야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게임의 룰'로 정했다. 참 답답하다.
** 다시 꼼수정당 난립 우려 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결국 준연동형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준연동형제 유지와 위성정당 창당 입장이다. 정체불명의 꼼수 정당 난립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선거제 개혁을 강조해 왔다. 국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 도입을 피력했다. 다당제 정치 아래 선의의 정책 경쟁을 천명했다. 양당 중심 정치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혐오와 적대의 정치 상황 타개 의지로 읽혔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변했다. 의석수라는 눈앞의 이익과 정치개혁의 명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그리고 결국 원점으로 회귀했다. 실리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민주당에센 그동안 두 가지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먼저 현행 준연동형 유지파가 있다. 다른 한 쪽은 병립형 회귀파다. 급기야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선거제 관련 결정 권한이 위임됐다. 이 대표의 선택은 준연동형이었다. 병립형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 대표의 생각대로 멋지게 이기는 길이 열릴지 의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4년 전과 같은 위성정당의 난립이다. 위성정당은 4년 전 준연동형제 도입으로 탄생했다. 막장 정치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준연동형제는 소수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역구서 얻은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할 땐 득표율의 50%만큼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여야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꼼수정당'의 출현은 이때부터다.
준연동형제는 지난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실패작이다. 먼저 질 낮은 정치인들의 출현을 불렀다. 정치의 퇴행을 부추겼다. 정강정책이 다른 정당들끼리 의석 거래는 야합이다. 대국민 사기극이다. 비례대표 도입 취지를 살려야 한다. 명분도, 염치도 없는 정치론 희망이 없다. 그저 부끄러운 정치의 단면만 드러낼 뿐이다. 국민의 지지만큼 소수정당에도 의석을 나눠주자는 제도를 무색케 한다. 궁극적으로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는 꼼수다.
정치개혁을 한다며 선거제를 바꾼 민주당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또 준연동형제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선택했다. 준연동형 비례제를 당론으로 정했다. 이변이 없는 한 공직선거법 개정 없이 현행 제도대로 총선을 치르게 됐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미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원내 군소정당들과 제3지대 신당들은 이합집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의석수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 위성정당 금지 명문화해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 총선 때 도입됐다. 제3당의 국회 진입을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취지가 무력화됐다. 여야가 이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준연동형제라도 위성정당 금지를 명문화해야 한다. 위성정당 사태 재연은 정치 혐오를 부를 수밖에 없다.
국민을 다시 분노케 해선 안 된다. 분노할 요인을 없애주는 게 정치의 몫이다. 그러지 못하면 사회는 뒤집어지고, 깨진다. 국민들의 소박한 꿈이 짓밟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꿈은 공감의 연대로 승화하는 계단이다. 정치가 계단이 돼야 한다. 위성정당은 국민의 공감을 깰 뿐이다. 여야의 연대로 위성정당 출현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