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에 굴하지 않은 '강한 어머니'

증평 남차3리 김태순씨

2009.05.10 20:09:23

지난 206년부터 몸져 누운 시어머니를 위해 지극한 효도를 다하고 있는 김태순(사진 왼쪽) 씨가 시어머니의 머리를 빗어드리고 있다.

ⓒ김규철 기자
가정의 달인 5월은 여느 때보다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 간의 사랑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기이다.

최근 부부 또는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자칫 상대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돼 이혼이 급증하고, 부모를 학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또 이로 인해 가정이 붕괴되는 안타까운 사태까지 연결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보는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한 사랑을 가족들이 이야기를 소개해 가족간의 사랑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 편집자주

①3년째 시어머니 병간호로 효를 다하는 김태순 씨

지난 1966년 1남 3녀 중 장남인 신장길 씨와 결혼한 김태순(65·증평군 증평읍 남차3리) 씨.

담배농사를 짓던 그 시절, 아이들을 등에 업고 담뱃잎을 나르느라 고생도 많이 했지만 3명의 시누이들을 차례로 시집보내고 2남2녀를 키우며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나 지난 2004년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도 열심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내며 꿋꿋이 자식들을 키워온 김 씨에게 뜻하지 않은 불행이 닥쳐왔다.

증평지역에 수해가 발생하자 복구를 위해 현장에 갔던 남편이 그만 다른 사람이 벤 나무에 깔려 유명을 달리한 것.

이때부터 60줄에 들어선 여자의 몸으로 가장의 역할을 하게 된 김 씨는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지만 운명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고 동네에서의 궂은일도 도맡아 하는 등 봉사에 앞장서 오던 김 씨에게 2006년 시어머니 윤계득(87) 씨가 몸져누우면서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김 씨는 시어머니가 병석에 눕자 그동안 지어왔던 농사 대부분을 이웃주민에게 부탁하고 시어머니의 간병에 나섰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시켜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휠체어을 빌려다가 동네를 일주하는 산보도 시켜드리고 식사를 일일이 떠먹이는 등 정성을 다하고 있다.

김 씨의 이 같은 효행은 이제 "아픈 시어머니 오랫동안 모시는 분"이라면 이웃주민들이 모두 알 정도로 소문이 나 있으며 가족관계가 붕괴되는 요즈음의 세태에 모범이 되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단순히 팔을 다친 것으로만 알았던 시어머니는 고령 탓이었는지 점점 기력이 약해지더니 2달 전부터는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해 안타까움만 더해가고 있다.

이웃사랑에도 앞장서고 있는 김 씨는 동네의 홀로사는 노인들에게 겨울이면 김장김치를 담가 전달해주기도 하고 식사와 선물을 마련해 경로당에 정기적으로 찾아가 지역 어른들에게 사랑의 전령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김 씨의 천사같은 마음씨 덕이었을까·

어려운 형편가운데서도 잘 자라난 자녀들은 큰아들 신달규(42) 씨가 올해 초 육군 대대장으로 임관되는 영광을 안았고 큰딸 미영(40·증평풍년떡방앗간)씨의 어머니처럼 시어머니를 모시고 생활에 대를 이은 효도를 하고 있다.

둘째 딸 서영(38)씨의 남편 연종석씨는 지난달 29일 증평군의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군의원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막내 우영(35) 씨도 농촌공사 괴산군지부에서 근무하는 등 2남2녀의 자녀들은 모두 성공가도를 걷고 있다.

자녀들과 주변인들에게 "항상 건강 잘 챙기고, 부모님 잘 모시고, 형제간 우애있게, 잘사는 것이 최고"라는 김 씨의 말을 들으며 진정한 효도야말로 행복의 근원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증평/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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