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10시30분께 청원군 가덕면 공동묘지 옆 야산에서 청주흥덕경찰서 과학수사요원들이 암매장 된 오모(42)씨의 사체가 담긴 여행용가방을 발굴하고 있다.
빚 독촉을 해오는 친구를 무참히 살해한 뒤 암매장한 용의자 김모(42)씨 등 2명의 범행수법과 증거인멸 방법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미리 범행도구를 구입하고 암매장소까지 정하는가하면 일주일 후면 피해자의 쌍둥이자녀 첫돌인 것을 알고도 죄책감 없이 살해하는 잔인무도함을 보였다.
김씨 등은 범행 일주일 전 전자충격기와 암매장에 필요한 삽, 여행용 가방 등을 구입했다.
건장한 체격의 피해자 오모(42)씨를 손쉽게 제압하는데는 전자충격기가 제격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김씨 등은 범행당일 친구인 오씨를 사무실로 유인한 뒤 전자충격기를 들이대며 협박했다.
하지만 오씨가 자신들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자 김씨 등은 계획대로 전자충격기를 이용해 실신시킨 뒤 사무실에 있던 골프채로 오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쳤다.
오씨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담아 자신들의 차량을 타고 청원군 가덕면으로 향했다.
이곳은 김씨의 아버지 묘소가 있는 공동묘지 옆 야산으로, 지형에 밝은 곳이었다.
암매장한 이들은 경찰 수사를 따돌리기 위해 곧바로 오씨의 차량을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버렸다.
이들은 일주일 후(5월3일)면 오씨의 쌍둥이 자녀가 첫돌이라는 것을 알고도 무참히 살해했다. 숨진 오씨는 수차례에 걸친 시험관아기시술을 통해 어렵게 쌍둥이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들은 살해 후 암매장하면 완전범죄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피해자 부인의 신고를 단순히 실종 처리했다면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 하성진기자 seongjin9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