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들 도박판으로 몰린다

도내 조직 와해로 자금줄 차단… 경찰 불구경

2009.04.14 22:20:11

충북지역 폭력조직이 사실상 와해되면서 갈 곳 없는 조직원들이 도박판으로 몰리고 있다.

조직폭력배들의 일상적인 행위까지 처벌대상이 되는 '범죄단체활동죄'가 적용되면서 조직원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된 데다 경기침체로 돈벌이가 시원치 않자 하나둘씩 도박에 손을 대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단순도박의 경우 대부분 불구속 대상이라는 이유로 첩보를 입수해도 선뜻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

1993년 청주지역 시라소니파 조직원이 파라다이스파 두목을 살해한 '실버스타나이트클럽 사건'을 계기로 검·경이 그동안 강도 높은 단속과 수사를 벌여 대부분의 폭력조직이 유명무실화해졌다.

특히 지난해 5월 경쟁폭력조직과의 패싸움에 대비한 비상소집행위와 조직존속을 위한 비밀회동 등을 한 청주지역 폭력조직원 21명에 대해 법원이 '범죄단체활동죄'를 적용한 사례는 폭력조직을 무력화시켰다.

이처럼 폭력조직의 와해로 자금줄이 차단되면서 상당수 조직원들이 도박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모텔 등지에서 하룻밤에 적게는 1천만원에서 많게는 5천만원 이상의 도박판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도박판 총괄업무 등을 담당하는 속칭 '창구'를 두고 돈을 잃으면 현장에서 즉시 '창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 받는 등 전문도박판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폭력조직원들이 연루된 도박의 경우 갈취나 폭력 등 다른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도박판에서 돈을 잃은 청주지역 모 폭력조직원들이 집단으로 다른 조직원을 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창구'역할을 하는 조직원들이 담보로 승용차를 받고 도박자금을 빌려준 뒤 채무변제가 늦어지면 3자를 통해 '대포차' 형태로 되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근형사는 "조폭들이 하우스를 차려놓고 도박을 벌인다는 얘기는 많이 들리고 있다"며 "도박현장을 덮쳐 조직원들을 검거해도 대부분 불구속이다 보니 첩보를 있어도 선뜻 수사에 손을 대지 않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 하성진기자 seongjin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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