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골프연습장 이용료 '갈등'

공무원들 "민간임대 후 혜택 줄어"… 업체 "운영 위해 어쩔 수 없다"

2009.04.01 17:38:08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직접 운영해 온 청주상록골프연습장이 1일부터 민간인에게 임대, 운영되면서 전·현직 공무원들로부터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민간업체가 사전예고 없이 수혜자인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연습장 이용요금을 크게 인상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대전지부는 공무원들의 복리증진과 심신단련, 퇴직공무원들의 건전한 여가활동을 위해 9천497㎡ 면적의 상록골프연습장(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169-1)을 직접 운영해왔다.

공단은 재직 중인 국가공무원, 공무원연금수혜자, 내덕동주민에 한해 일반인보다 이용요금을 30∼40%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공단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자 연습장을 민간인에게 임대키로 결정, 지난달 5일 입찰공고를 냈다.

공단은 공개입찰을 통해 A씨와 연간 임대료를 포함한 3억4천600만원에 계약(3년)을 체결하고 운영권을 넘겨줬다.

1일부터 운영을 맡은 민간업체가 기존 이용제를 'BOX'제에서 시간제로 변경하자 이용객사이에선 '연습장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

우선 기존 BOX제가 갑자기 시간제 쿠폰으로 바뀌면서 이용객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30 BOX를 구입할 경우 일반인은 14만원이고 할인수혜자는 10만원, 50 BOX는 일반인 21만원, 수혜자 15만원이었다.

또 100 BOX는 일반인 40만원, 수혜자 28만원, 200 BOX는 일반인 77만원, 수혜자 54만원으로, 전·현직 공무원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1일부터 BOX제가 없어지고 회원권과 쿠폰제를 구입해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1매당 70분의 시간을 제공하는 쿠폰의 경우 30매 구입시 일반인은 15만원, 수혜자는 14만원, 50매는 일반인 21만원, 수혜자 2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용자에 따라 장단점이 있겠지만 연습장을 찾는 대부분의 이용객들이 프로골프가 아닌 초보자인 점과 보통 1시간에 1BOX(100개정도 공)를 치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에 비해 30%정도 비싸다는 게 중론이다.

또 4만∼13만원까지 차이 났던 일반인과 수혜자간 이용료가 1만원으로 줄어들면서 공무원들의 복지증진이라는 설립취지를 무시하고 오로지 돈 벌기에만 급급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금수혜자 B씨는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상록골프연습장도 공무원들의 복리후생과 전직 공무원들의 여가선용을 위해 만들어진 체육시설"이라며 "수혜자들의 할인율을 낮춰 높은 요금을 받는 것은 수익사업을 위한 것으로, 설립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라며 꼬집었다.

공단 측 관계자는 "민간인에게 임대했기 때문에 공단 측에서는 연습장 이용요금에 대해 상관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골프연습장 한 간부는 "이용제 변경으로 공무원들의 혜택이 30∼40%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매달 공단 측에 수천만원 상당의 임대료를 내기 위해선 이용제를 변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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