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말자

2009.03.24 18:04:09

현직 경찰관들의 탈선과 비리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국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울산에서 압수한 유사석유를 대량으로 시중에 빼돌린 포항 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이 검찰에 구속됐고, 경기도 안양에서는 택시 운전기사를 폭행해 숨지게 한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모 경찰관이 체포됐다.

또 20일 인천에서는 단속을 빙자해 성인오락실에 들어간 뒤 강도짓을 벌인 인천 삼산서 소속 경관이 구속 된데다 지난달에는 전북에서 한 경찰관이 비리 혐의로 기소돼 직위 해제된데 불만을 품고 검사실을 찾아 불을 지르기도 했다.

민생 치안의 최후 보루이자 '민중의 지팡이'인 일부 경찰관들이 오히려 치안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충북경찰도 비위나 탈선과 관련해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바꿔 말하면 깨끗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최근 3∼4년간만 보더라도 음주운전을 하다 입건되는가 하면 수사 중인 사건을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아 구속되는 등 각종 사건이 잇따랐다.

올 1월 청주상당서 소속 경찰관이 혈중알코올농도 0.119% 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는 등 최근 3년간 10명 이상의 경관들이 음주운전내지 사고를 일으켜 사법 처리됐다.

동료 여성 경찰관을 여관으로 유인한 뒤 성관계를 요구하다 이를 거절한 여경의 신고로 파면돼 충북경찰 얼굴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사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하거나 이를 알고도 거짓 사건조서를 꾸며준 경찰관 등이 줄줄이 적발됐고, 사행성게임장에 수천만원을 투자해 직접 운영한 경관이 실형을 선고받은 바도 있다.

도내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만 2천800여명이다 보니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는 셈이다.

경찰뿐만 아니라 어느 조직이든 '요주의 인물'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각 조직마다 '사고'를 칠만한 인물들을 가려 지속적으로 감독·관리하는 부서가 별도로 있는 것이다.

경찰도 사무분장규칙에 따라 지방청은 물론 일선 경찰서별로 청문감사관실을 두고 있다.

경찰공무원의 비위방지를 지도하고, 감찰정보를 수집해 비위가 있다고 판단되면 즉각 조사를 벌여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

경찰관 개인적 입장에서 보면 반감을 살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경찰의 자정작용을 위해서는 절대적 필요부서다.

잇따른 비위로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일이 터지기 전 미리 '문제의 싹'을 잘라버려야 하는 게 감찰부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닌가 한다.

개인의 자질 말고도 업무특성상 비위에 얽힐 개연성이 다분한 단속부서에 대해서도 직원들에 대한 예방감찰은 물론 순환근무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서울 강남지역 유흥업소와 유착관계에 있는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파면·해임되는 최악의 사태가 충북에서는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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