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공 (空 )

2021.02.22 20:10:24

공 (空 )
                        박종혁
                        충북시인협회



의지와 상관없이

높은 산을 오른 적이 있었어

나무들은 낮게 수그려

바람을 맞거나 혹 키가 큰 나무들은

한쪽 가지를

바람에 내어주었지

잊고 있었지만

사는 게 다 그럴 거란 생각이 들었어

가슴의 절반쯤은 어딘가에

내어 주고 비워 주어야

어둠이든 사나운 바람이든

고요히 스쳐 간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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