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겨울이 되면 그때가 떠올라

2021.02.21 18:14:06

겨울이 되면 그때가 떠올라
                          송재윤
                          충북아동문학회장




백설 쌓인 뒷 곁 담 밑에
발 큰 사람 신발 자욱 총총
선명하게 찍혀있다

눈 내리는 밤
휘파람 소리 창을 넘고
차츰
뻐꾸기 소리로 탈바꿈한다
뒤척이며 잠 못 드는 언니

귀 밝으신 아버지
뒷짐 짓고 한손엔 몽둥이 들고

머리끝도 안보이게 이불속으로
쏙 들어간 언니

고양이
술래잡기가 시작된다.
어둠속에서 야옹소리로
옹알대다 드디어

힘센 아버지 손엔 멱살 잡혀 매달려온
발 큰 남자
맨땅에 꿇어앉는 척 하다
후다닥 날쌘 제비처럼 높은 담장을 훌쩍
뛰어넘는데

비호처럼 쫓아가 발목을 잡아당기는 아버지
구두 한 짝이 벗겨져 마당에 뒹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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