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가장무도회

2021.02.15 19:26:40

가장무도회
                            한이나 시인
                            대한민국시인상 대상 수상




모두 초대받으셨군요
오늘의 드레스코드는 마스크랍니다
흰색 검은색 파란색 꽃무늬,
잊지 못할 너와 나의 연결고리지요
외로움과 두려움의 얼굴을 가리고
저마다의 염려를 가리고
그래도 오늘밤은 춤을 추지 맙시다
아름다운 거리를 두고 멀찌감치 떨어져서
우리 눈빛으로 말을 해요
손을 잡지 않아도 마음만 주고받아요
벽의 거대한 괘종시계기 열두 번 종을 치더라도
검은 옷의 못 보던 사람이 시계 밑에 서 있어도
더는 불안해 말아요
삶과 죽음의 교차점에서 가슴을 쓸어내려도
검은 손길 피할 수 없다고
함부로 발설하지 말아요
슬픔은 더한 슬픔으로 맞서 이겨야죠
봄꽃처럼 막 피어날 희망의 꽃눈을 보세요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들만 모이는 가장무도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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