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겨울 강

2021.02.01 20:01:54

겨울 강
                         최종진
                         전 충주문인협회장




빗장 지른 강
서슬 퍼런 냉기가 자욱하다
마실 나온 햇살처럼
닫힌 문 두드리며 까치발 해보지만
기척이 없다

두터워진 세월의 겹을 넘어서려던
마음의 돌팔매가
제풀에 지쳐 맴돌고
떠났던 자리
다시 돌아와 서면 눈물겹다

허물어지지 않는 얼굴처럼
강 언저리를 지키는
바위 곁에 서 본다
익숙하게 제 무게로 자리하기까지
바위는 무수한 빛과 어두움을
안으로만 삭혔으리라

보이지 않는 것들의 분주함이
심장의 울림처럼
길고 묵묵한 자취를 그렇게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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