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그리움 속에 피는 눈꽃

2021.01.28 19:50:38

그리움 속에 피는 눈꽃
                         미송 송미숙




매서운 바람이 불고
눈꽃이 휘날리는 날
눈꽃으로 뿌려진 눈부시게 반짝이는
보석 같은 길을 걸어본다

그대가 특별한 날 선물해 준
운전용 기모 장갑과
스카프를 두르고
순백의 눈길을 걸어본다

가방에 시집 한 권
향수 대신 따스한 커피
보온병에 담아 메고
네게로 향해 본다

마음보다
발길이 더 분주한 이 시간
봄을 만나기 전
확실한 하얀 눈으로
발 도장을 찍는 이 순간
강렬한 햇볕으로 하얀 보석은
어느 순간 물이 되어 흐른다

가끔은 산길도 물길도
걷는 게 인생이기에
긴 겨울의 차가운 눈길도 걸어야
따뜻한 봄 꽃길을 우린 걸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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