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박사
정진헌
건국대 교수
문학박사,
시린 비바람을 견디며 칠십 평생
흙의 가슴으로 우신 부모님이 준 학위일 것이다.
아버지의 검고 주름진 얼굴은
나의 무지를 일깨우며 자라게 했고,
어머니의 굽은 허리는
나를 배움의 터전에 뿌리내리게 했다.
아버지의 등에 흐르던 울음 자국은
나를 시인으로 만들었고,
어머니의 눈물 섞인 새벽기도 소리는
나를 험난한 세상에 물들지 않게 했다.
시를 가슴에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세상의 아픈 매듭을 풀며 살아가라고
그렇게 부모님은 나의 길에 등나무가 되어
그늘을 내려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