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여름이 놀란다

2020.09.14 19:48:24

여름이 놀란다
                              권오중
                              전 증평문인협회장



고추잠자리 보자
여름이 놀라
입에 물었던
더위를 툭 던진다

성급히 입에 가을을
물고 온 고추잠자리
외손자가 잡아 달라
아우성이다

살며시 고추잠자리
꼬리를 잡으니
물었던 가을을 놓고
내 손을 깨문다

"아야" 소리에
고추잠자리 놀라고
외손자도 놀라니
여름이 꽁무니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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