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이슬은

2020.09.06 17:45:04

이슬은
                             류상필
                             충북시인협회




해가 지고 밤의 고요한 호흡이 시작될 때,
이슬은 온 산야를 적시고
우리가 오고 간 작은 오솔길을 덮는다.

화사한 달빛 아래 빛나는 영롱한 구슬
이슬 덮인 산야는 아름답다.
대지의 갈증을 식혀주는 감로수
이슬 덮인 산야는 풍요롭다.
뭍 생명을 잉태하는 에너지의 여신
이슬 덮인 산야는 호흡한다

모두에게 공평하지만
욕심쟁이 앞에선 자신을 버릴 줄 아는 슬기로운 생명
머물 곳과 떠날 때를 아는 멋쟁이
아침 햇살이 고개 들면
부드러운 대지에 엎드려
초목의 생명으로 바람 되어 노닐다

다시금 해지고, 밤의 호흡이 시작될 때
이슬은 온 산야를 적시고,
우리가 오고 간 추억길을 수놓는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