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비 오는 날

2020.08.13 19:57:59

비 오는 날
                         덕향 김병철
                         충북시인협회




회색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바람과 함께한 비가 내린다
유리창에는 가락을 알 수 없는
빗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지고
비맞은 자리에는 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을 남기고 난간에 매달린 물방울은
영롱과 측은함이 교차를 한다
가늘게 흐르던 작은 도랑의 울부짖음은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반달같은
밭두렁은 커다란 생채기만 남기고
물꼬를 보러 갔던 어느 노구의
슬픈소식이 유리창을 타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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