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곡역사 확정될때까지 확정된게 아니다

2014.09.30 14:05:27

야구에는 "끝 날때가지는 끝난게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 말은 1973년 미국 메이저리그 시즌 중반 꼴찌를 달리던 뉴욕메츠의 요기베라 감독에게 한 기자가 "시즌 끝난건가요?"라는 질문에 "It ain't over till it's over(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고 대답한 것이 훗날 야구계의 최고 명언 중 하나로 전해 내려 오고 있다. 이 말이 명언이 된 것은 메츠가 이후 남은 시즌에서 우여곡절 끝에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8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서도 이 명언이 떠올랐다. 엎치락뒤치락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손에 땀이 날 정도였다. 결국 8회에 큰 점수를 내면서 한국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예를 안는 것으로 경기는 끝났다.

요기베라의 명언은 비단 야구에서만 떠오르는 명언이 아닌 것 같다.

요즘 중부내륙철도 감곡역사의 위치를 놓고 충북도와 경기도의 경계이면서 음성군과 이천시의 경계이기도 하고, 감곡면과 장호원읍의 경계인 왕장리와 노탑리 사이 군도 22호선상에서 줄다리기 하듯 밀고 당기는 형국이다. 이를 보고 정부 행정이 마치 야구경기를 보듯 "확정될때까지는 확정된게 아니다"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감곡역사의 위치는 정부가 이미 실시설계를 통해 왕장리로 확정해 놓은 상태인데도 말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국토부 관계자가 배석한 지난 4월30일 주민설명회에서 음성군 감곡으로 역사 위치를 기정사실화 해놓고, 7월 18일 개최한 이천시 장호원읍 주민설명회에서는 감곡면 왕장리와 장호원읍 노탑리를 가로지르는 군도 22호선 경계지점에 역사를 설치하는 것으로 변경 추진 중이라고 밝힌 것이 알려지면서 음성의 감곡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넘어 범군민적 항의로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국가기간교통망 확충 사업의 일환으로 중부내륙철도 건설을 위해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통해 확정된 정거장의 위치를 손바닥 뒤엎듯이 바꾸는 것을 보고, 정부의 행정이라는 것도 끝 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라서 정부가 확정했으니 믿으란 말도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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