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통하다. 비통하다. 참담하다. 아니, 어떤 말로도 슬픔을 표현할 길이 없다.
대한민국의 시간이 진도 앞바다에 멈췄다. 가히 한국전쟁 이후 최대 참사다. 아직 꽃도 피우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다수 희생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온 국민들은 슬픔에 빠졌다. 사망자·실종자 가족은 물론,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이 찢어졌다.
정치권도 즉각 애도를 표했다. 여·야 모두 코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의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충북지역도 도당 차원에서 '선거운동 자제' 지침이 하달됐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정치인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생존자 무사 귀환에 두 손을 모았다.
하지만 몇 명은 달랐다. 애도와 기원의 겉모습을 띠면서 사실상의 간접 선거운동을 했다. 행위자는 '교육자' 출신인 도교육감 예비후보 8명 중 5명이다.
이들은 SNS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이런 말들을 썼다.
"얘들아 제발 살아 있어다오", "슬픔을 함께하며 선거운동을 중단합니다", "충북교육을 담당했던 교육자로서 참담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아들딸들아! 꼭 살아 돌아와라", "조속한 구조를 바라며 슬픔을 함께 합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문구를 달았다. - 충북도교육감 예비후보 ○○○-.
어떤 후보는 자신의 전직 프로필까지 게재했다. 그리곤 해명했다. "(내가 아닌) 캠프에서 보낸 것 같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중단시켰다."
정말 몸서리가 쳐진다. SNS는 작성자 이름을 굳이 밝히지 않아도 누가 쓴 글인지 알 수 있다. SNS를 끼고 사는 정치인들이 더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대문짝만하게 예비후보임을 밝힌 까닭은 무엇인가. 정녕 1%의 사심도 없었단 말인가.
분명 자충수였다. 옳지 못한 행위였다. 이유야 어쨌든 용서받기 힘들 짓을 했다. 유권자들의 분노를 살만한 행동을 했다.
그들에게 고한다. 진정 아이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한다면 교육자답게, 교육감 후보답게, 그리고 어른답게 행동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