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솔직해져보자. '충북'하면 떠오르는 문화시설이 있는가. 아니면 아이콘이 있는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적어도 이름 꽤나 알려졌다는 관광지, 예컨대 속리산·수안보 등을 몇 차례 다녀온 사람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없다'고 응답하는 설문조사 결과도 많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예로부터 충북은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이라 불렸다. 지금은 잊혀진 도민찬가에도 '산 좋고, 물이 맑아 그림 같은 곳'이라는 노랫말이 나온다. 그런데도 도민들은 왜 갈 곳, 볼 곳, 즐길 곳이 없다 말하는가.
단언컨대, 획기적 문화 정책의 부재(不在)가 제1의 원인이다. 산 좋고 물 맑은 천혜의 인프라를 유용하게 쓰지 못한다. 전국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대동소이한 상품들만 개발될 뿐이다. 지방정권이 바뀌어도 문화 정책은 항상 거기서 거기다. 공급자 위주 정책만 있을 뿐 수요자 중심의 문화 정책이 없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문화 정책도 볼품없다. 화려하게 포장된 경제나 복지 정책에 비하자면 명함도 내밀기 부끄럽다. 아예 문화 부문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후보도 많다. 그만큼 이 분야에 관심이 없을뿐더러 무지(無知)하단 얘기다.
어쨌든 선거가 다가오면 문화 공약은 나온다. 하지만 별다른 기대가 되지 않는다. ○○예술단체 지원금 확대, △△관광지 활성화, ×× 사적지 복원 같은 식상한 아이템이 줄을 이을 게 뻔하다.
물론 선거 캠프의 고충은 이해된다. 표심과 직결되는 경제·복지 분야에 주력해야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정치 공학적 셈법을 무시할 순 없다.
그러나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해보자. 문화에 목마른 유권자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건물을 짓고, 도로를 닦고, 돈을 퍼주는 정책보다는 내가 즐겁고, 유익하고, 행복한 삶에 관심이 많은 도민들도 많다는 것을.
각 선거캠프에 묻는다. 충북하면 떠오르는 문화시설이 있는가. 혹은 아이콘이 있는가.
이 질문에 정치권도 솔직해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