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는 사람들…진천선수촌 훈련 열기

금빛 꿈 가득 '패기 넘치는 젊음'

2013.12.31 21:02:02

테니스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굳은 각오로 갑오년 금 빛 사냥을 위해 화이팅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노상우, 정석영, 정현, 임용규, 나정웅, 남지성, 윤용일 감독

"하 낫 둘. 하 낫 둘" 바깥세상은 아직 어둠에 묻혀 고요하기만 하지만 진천 선수촌 운동장 트랙을 환하게 밝힌 조명 속에 힘찬 구령소리와 함께 젊고 패기에 찬 젊은이들이 고요한 정적을 깨운다.

운동장 서너 바퀴를 돌 즈음 이들 이마에는 어느새 송글 송글 구슬땀이 배어 나온다. 하얀 입김을 쏟아내며 내일의 금 빛 꿈을 꾸고 있는 진천제2선수촌의 새해도 이렇게 아침운동을 시작으로 밝아온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 한 추위 속에서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땀과 열정, 꿈으로 뭉쳐 있는 그들의 동계훈련 현장 모습을 담아 봤다.

본격적 강추위로 자연히 옷깃을 여미게 하는 칼바람이 부는 구랍 31일 오전 6시 30분, 윤용일 감독이 지도하는 테니스 대표 팀을 만났다. 테니스 대표 팀은 남·여 6명씩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왕년에 최고 스타 선수 출신인 윤용일(41) 감독.

1993년부터 2001년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한 윤 감독은 지난 2011년 감독으로 취임했다. 윤 감독은 "태능선수촌은 테니스장이 없어 훈련이 어려웠는데 실·내외 코드를 모두 갖춘 진천선수촌의 시설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선수들도 안정 된 분위기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동계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체력 증진을 위해 9시 ~12시, 2시~6시 하루 두 차례 강도 높은 훈련과 체력단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잠시 눈을 돌려 방금 기술 훈련을 마고 땀방울을 닦아내고 있는 국가대표 간판 선수 나정웅(22)을 만났다. 그는 "윤 감독님은 스타 선수 출신 감독답게 선수시절의 노하우와 기술, 경험 등을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는 열혈 감독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이미 좌표이자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뢰로 가득 찬 감독과 선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들의 신뢰와 믿음이 바로 대한민국 테니스 국가대표팀의 미래이자 희망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열심히 훈련을 한 선수들이 잠깐 휴식 시간을 갖는다. 선수들 이마에 맺혀있는 굵은 땀방울에서 국가대표의 자긍심이 느껴진다. 선수들의 금빛에 열망하는 패기에 찬 모습을 담기 위해 단체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최연소 국가대표 기대주인 정현이 갑오년 새해 좋은 성적을 다짐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카메라 너머로 유독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1996년생, 새해가 된 올해 19세로 국가대표팀 막내 선수인 정현. 지난 7월 한국 선수 최초로 윔블던 테니스대회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된 주인공. 그 경기를 TV로 숨죽이며 지켜봤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반가움과 호기심이 교차했다.

대한민국 테니스의 희망, 기대주인 국가대표 정현. 그와 잠시 애기를 나눠 봤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테니스를 시작했다는 정현은 지난해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처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만큼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단다.

그는 "올해는 예전보다 동계훈련을 강하게 하고 있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인다.

동계훈련을 충실히 해 올해 세계 메이저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밝힌다. 또, 인천 아시안게임과 국가대항 테니스 대회인 데이비스 컵에 당당히 국가대표로 출전해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라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추위와 눈으로 가득 찬 진천선수촌은 세계 최고 선수를 꿈꾸는 선수들의 열정과 땀방울로 마치 한여름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들게 한다.

선수들의 강한 집념을 직접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니 우리나라 대표 팀에서도 머지않아 조코비치나 페더러 같은 세계 최고 선수가 나올 거 같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진천선수촌의 하루는 이렇게 선수들의 땀방울로 저물어 간다.

진천선수촌은 지난 2006년 태릉 선수촌을 대체할 선수촌으로 건립이 결정됐다.

2009년 2월 5일 진천선수촌 1단계 사업으로 1천840억원을 들여 광혜원면 회죽리 일원 85만 6천㎡의 터에 육상, 사격, 수영 등 12개 종목에 대한 훈련장 및 지원시설을 위한 공사에 착공했다.

이후 2011년 8월에 준공에 이어 같은 해 10월 27일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준공식을 거행한 바 있다.

현재는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국비 3천306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광혜원면 회죽리 일원 56만8천420㎡ 면적의 부지에 오는 2017년까지 아이스 링크 등 건축면적 10만9천700㎡ 규모의 25개 종목별훈련장과 지원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축구를 제외한 전 종목의 국가대표 팀 훈련이 진천 선수촌에서 이뤄질 예정으로 향후 진천 지역은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진천 / 조항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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