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논쟁 속으로 - 충북의 득실 관계

대전에 벤처기업 127곳 예상… 충북은?
청원 오창·오송 기업유치 난관
정부의 기능지구 축소론 '솔솔'
도, 미래부에 '동시개발' 역제안

2013.08.05 19:46:16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전시가 지난달 3일 합의한 과학벨트 수정 계획의 핵심은 거점지구 내 '기초과학연구원(IBS) 입지 변경'과 그에 따른 '기존 입지 국가산업단지 조성'이다.

기능지구(청원 오송·오창)가 속한 충북도로선 IBS 입지 변경보다 대전 신동·둔곡지구를 국가산업단지로 개발한다는 부분이 꺼림칙하다. 기초과학 연구 성과를 비즈니스화 하는 역할은 거점지구가 아닌 기능지구가 담당하기로 했었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대전시 간 MOU로 거점지구의 산업시설용지는 69만7천㎡(21만평)에서 120만3천㎡(36만4천평)으로 늘었다. 원래 기초과학연구원 부지였던 둔곡지구 50만6천㎡(15만3천평)를 보상 차원에서 산업용지로 개발키로 한 거다.

이 정도 부지면 127개 정도의 벤처기업 유치가 가능하다. 오창과학산업단지의 벤처기업 평균 규모(4천㎡)를 감안한 숫자다. 기능지구로선 상대적으로 기업 유치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기능지구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논란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달 11일 기능지구 육성방안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과학벨트 기본계획이 나온 지 1년7개월 만이다. 당시 기본계획에는 기능지구에 대한 얘기가 거의 없었다. 과학벨트 특별법에도 기능지구 정의와 기본계획 수립 사항 정도만 명시됐다.

기능지구 자체의 법적·제도적 지위와 역할이 모호하다는 여론에 따라 지난해 6월 민주당 변재일 국회의원(청원)과 박완주 국회의원(천안)이 기능지구에도 국가산단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으나 아직까지 상임위원회 '낮잠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충북도는 기능지구 활성화 방안을 만들어 미래부에 '역(逆) 제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장 오는 9일 전문가 공청회를 마련했다. 도는 이날 거론된 의견과 함께 기능지구 활성화 요구안을 15일께 제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결정된 요구안은 △기능지구 국가산업단지(응용화 전문단지) 조성 △기능지구 청주시까지 확대 △과학벨트 특별법 개정 △기능지구 예산 증액(청원·세종·천안 3천40억원→1조원) △사이언스비즈 플라자 940억원, 과학벨트펀드 400억원 내년도 예산 반영 △과학벨트위원회에 충북도 참여보장 △연구단(Site-Lab) 3~4곳 배치 등이다.

정부의 '선(先) 거점지구, 후(後) 기능지구' 개발 개념을 '동시개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요구안에 넣을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과학벨트는 충청권 공조의 산물이나 마찬가지인데 최근 대전시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기능지구가 위기에 처했다"며 "어떻게든 기능지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기능지구 위기론에 대해 일각에선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거점지구 수정 계획 탓에 위기를 맞은 게 아니라 원래부터 별다른 역할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했다는 분석이다. 익명의 지역 정치인은 "입지 선정 이전에 제정된 과학벨트 특별법만 보더라도 기능지구에 대한 지원 대책은 처음부터 없었다"며 "이런데도 충북도는 대전시의 충청권 공조 논리에 '부화뇌동'했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과학벨트 축소 움직임도 기능지구 무용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비공개로 진행된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조사에서 과학벨트의 총 예산은 5조1천800억원에서 3조3천억원으로 줄었다. 기능지구의 추진 사업비가 대부분 미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지난해와 올해 3개 기능지구에 44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실제는 그의 23.4% 수준인 103억원만 편성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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