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가 숨 쉬는 진천 선수촌을 가다

"나는 국가대표다" 무더위도 무색
9개 종목 140명 입촌 연일 강도 높은 훈련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앞두고 당찬 포부

2013.07.31 19:37:48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가마솥 더위가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는 무더위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맹위를 떨친다. 하루가 다르게 섭씨 30도를 넘나들며 최고 기온을 갈아 치우고 있다.

이런 불가마 속 더위 속에 국가의 명예를 짊어진 태극전사들은 어떻게 더위를 극복하면서 훈련을 하고 있을까! 진천 제2선수촌을 찾아 땀과 열정으로 뭉쳐 있는 그들의 여름나기를 들여다봤다.

허효정(오른쪽)과 박주현이 훈련에 앞서 런닝머신으로 기초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소나기가 한차례 훑고 지나간 30일 오후 3시. 선수촌을 들어 서자 마자 하나, 둘! 하나, 둘! 어디선가 힘찬 구호 소리가 들린다. 선수들이 줄지어 트랙을 돌며 체력 보강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날 기온도 만만치 않다. 온도계는 이미 31℃를 끌어 올려 놓고 있다. 체감온도는 거의 38℃에 육박한다. 가만히 있어도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히는 폭염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더위 쯤은 안중에 없다. 자신의 최고 기록을 위해 연신 이마에 땀을 흘리며 훈련에 몰입한 상태다.

그만큼 국가를 대표하는 자부심이 몸에 배에 있는 듯 하다.

박태호 진천선수촌운영단장을 만났다.

박 단장은 "이 곳 선수촌엔 육상, 수영, 양궁 등 총 9개 종목 140명이 입촌해 무더위와 전쟁중이다"고 한마디 던진다.

그는 "선수들은 체력 및 기술 훈련으로 엄청난 칼로리를 소모하고 있는 만큼 식단을 주로 보양식에 중점을 두고 구성한다"며 "고된 훈련으로 지친 선수들을 위해 보양식으로 전복이 들어간 삼계탕을 자주 제공하고 있고, 무더위로 입맛을 잃지 않도록 콩국수, 메밀국수는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했다.

이어 김기훈 감독이 지도하는 창던지기 대표팀을 만났다. 창던지기 대표팀은 남·여 2명씩 총 4명이 입촌해 훈련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육상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창던지기, 장대 높이 뛰기 등 도구를 이용한 종목은 예외로 그 동안 세계선수권 및 올림픽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고 김 감독은 조언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을 위해 강도 높은 기초 체력 훈련과 창던지기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설명했다.

진천선수촌에서 바벨을 들어올리며 훈련중인 선수들. (위부터 김예람, 배유일, 허효정)

김 감독과 대화 중 갑자기 세찬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렇다고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선수들은 곧바로 체력단련장으로 발길을 옮겨 나머지 훈련에 임한다.

체력단련실로 따라가 봤다. 천장에 걸려 있는 '우리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가대표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취재 기자에게도 가슴 속 깊이 무엇인가 꿈들 거림을 느낄 정도의 무게감이 든다.

체력단련실은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지만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이마는 굵은 땀방울이 쏟아져 내린다. 힘든 훈련이지만 동료 선수들과 많은 대화와 격려로 서로를 다독거린다.

체력보강을 위해 바벨 들어올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국가대표 김예람(20). 그와 잠시 얘기를 나눠 봤다. "작년 12월 처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의 벅찬 감동을 되새기며 최고의 기록을 위해 훈련에 충실하고 있다" 며 굳은 의지를 보인다.

아직은 국내 신기록(83m 99cm)과 차이는 있지만 젊은 패기와 근성,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훈련해 반드시 기록을 경신하겠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앞으로 1년여 남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꼭 따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힌다.

무더위로 인해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는 기우에 불과 했다. 오히려 폭염보다는 세계최고가 되겠다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가득찬 선수들의 이글거리는 눈빛은 바깥세상의 더위와 다르게 서늘할 정도다.

선수들의 강한 집념이 우리나라가 강하고 당당한 체육 강국의 초석이 된다는 이치를 깨닫게 한다. 진천 선수촌은 이렇게 오늘도 훈련과 연습을 시작으로 무더위를 떨쳐내고 있다.


/ 조항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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