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달라진 도심 풍속도

'공짜 에어컨 바람' 찾으려 안간힘
밤이면 공원으로 탈출

2013.07.22 18:47:49

시민들의 여름나기가 힘겹다. 연일 내리쬐는 폭염은 여름철 도심 풍속도를 바꿔놨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공짜 에어컨 바람'을 찾아 나서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공짜 에어컨 바람' 찾는 피서 족 등장

청주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20일 오전 10시 가경동 버스터미널 일대.

차들이 빵빵거리고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터미널 평소 모습과 달리 이날 거리는 휑했다. 그나마 사람들이 몰린다는 터미널 인근 상점가도 인적이 뜸했다. 반면 냉방이 잘 되는 음식점이나 카페, 서점 등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여름철엔 서점서 독서삼매경이 최고"

21일 오전 11시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영풍문고 매장 풍경. 33도를 웃도는 무더위를 피해 서점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주현기자
중학생 딸과 서점을 찾은 이준경(45)씨는 필요한 책을 구입한 뒤 책장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

이씨는 "집에서는 더위를 감당할 길이 없다"면서 "서점은 시원하기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어 도심 피서지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 사창동 대학가 근처 카페를 돌아봤다. 학생들은 책과 노트북 등을 챙겨 학교 앞 커피숍으로 향했다. 방학이라 한산했던 커피숍이 더위를 피하러 온 학생들로 곧 북적거렸다.

대학생 김효진(여·22)씨는 "도서관에서는 에어컨을 마음대로 켤 수 없어 오후가 되면 커피숍으로 간다"며 "조금만 늦으면 한참 기다려야 돼서 오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밤이면 공원으로 탈출

낮 더위에 지친 시민들은 밤이 되자 오창 호수공원과 청주 무심천 등지로 나가 더위를 식혔다.

같은 날 밤 10시 오창 호수공원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돗자리를 깔거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아이들은 더위도 잊은 채 뛰어노느라 바빳다.

가족과 함께 나온 김진현(39)씨는 "집에 있으면 선풍기를 틀어도 땀범벅이 돼 잠을 잘 수 가 없다"면서 "고유가 시대에 에어컨을 켜놓고 누워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청주 무심천도 더위를 피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운천동에 산다는 이옥주(여·24)씨는 "비 예보가 없으면 무심천에 나와 운동을 하거나 돗자리를 깔고 쉬는 편"이라면서 "더위를 피하기엔 이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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