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시행 PC방 가보니…'찬반논란' 여전

업주 "매출 직격타…눈앞이 캄캄" 울상
흡연 손님 "대책없는 제재 문제"
비흡연 손님 "담배연기 사라져 쾌적"

2013.06.12 19:55:01

'PC방 금연법' 시행 첫날인 지난 8일 오후 8시께 청주시 우암동 한 PC방에 금연법을 안내하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박태성 기자
"오늘만 봐도 이런데… 문을 닫으란 소린지…."

'PC방 금연법' 시행 4일째인 지난 11일 밤 오후 8시께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의 한 PC방 업주는 이같이 말끝을 흐렸다.

PC방을 전면 금연구역으로 정한 국민건강증진법개정안이 지난 8일부터 시행됐다.

PC방 업주들은 "오늘 하루 매출과 손님이 반토막 났다"며 울상인 반면 이용객들은 찬반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이 PC방 업주 P(35)씨는 "지난주 대비 매출이 30~40% 하락했다"며 "이 시간이면 모든 자리가 차야 정상이지만 60석 중 반도 차지 않았다. 금연시설이란 말에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대부분이고 4~5시간 게임을 하던 단골 손님들도 1~2시간이면 자리를 떠난다"고 말했다.

흡연실 설치에 대해서는 "당장 매출이 하락하는데 흡연실 설치 비용은 어떻게 감당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눈앞이 캄캄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반면 예전과 같이 흡연을 제재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곳도 있었다.

청주시 상당구의 한 PC방에선 평소대로 재떨이를 제공하고 손님들은 자유롭게 담배를 피며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금연법 시행과 관련된 안내물이나 홍보물은 보이지 않았다.

이 PC방 업주 A(33)씨는 "그렇지 않아도 매출 문제로 지난 3~5월 시내 많은 PC방이 문을 닫았다"며 "시행 관련 기관에서 단 한차례 방문한 것 뿐 추후 상황이나 정보에 대해 직접 전해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매출 타격에 제일 민감하고 두려운 영세민인데 손님이 끊기고 수입이 떨어질 결과를 뻔히 알면서 하루아침에 금연시설로 바꿀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이 PC방 업주는 경우 앞으로 1~2주 정도 주변 업체들의 상황을 보고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PC방 업주나 아르바이트생들은 몇몇 손님들의 반응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우암동에 있는 100석 규모의 PC방에선 금연법 안내문과 함께 외부에 별도의 흡연 장소가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손님들은 "계도기간이라 괜찮다"는 말과 함께 오히려 아르바이트생을 설득(?)하며 하나둘 종이컵을 들고가 자리를 잡았다.

아르바이트생 L(23)씨는 "손님 대부분이 금연 안내에 따르지만 일부 손님들이 종이컵을 집어 들면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며 "시행된지 얼마 되지않아 판단하긴 이르지만 손님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PC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자유로운 흡연을 위해 PC방에 온다는 J(41)씨는 "담배는 기호식품인데 너무한 처사다. 국가에서 제재할 정도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의아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업주 등을 위한 뚜렷한 대책없이 무작정 서민장소마저 제재하려는 것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비흡연자인 K(여·30)씨는 "종종 찾는 PC방에 금연·흡연 구역이 나뉘어 있긴 했지만 지금껏 형식적인 구분이었다"며 "금연법 시행으로 담배 연기가 사라져 쾌적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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