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힐러리와 '흑인 표심'

'40일간의 휴전' 기간동안 대반전 위한 정지작업 주력

2008.03.14 11:04:39

오바마와 힐러리의 사투가 당분간 휴지기에 접어들었다.

4월 22일 열리는 펜실베니아 프라이머리(대의원 158명)까지 앞으로 6주동안 경선일정이 잡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전문가들은 향후 40일이 오바마 진영보다는 상대적으로 힐러리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은 최근 와이오밍과 미시시피 경선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지난 5일의 '미니 슈퍼화요일' 패배를 설욕한 오바마의 상승 열기를가라앉힐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재실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미시건과 플로리다 경선도 결과여부에 관계없이 이슈화가 되면서 힐러리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힐러리가 이 기간동안 오바마의 절대적 기반인 '흑인 표심'을 어떻게 돌려놓을 수 있을 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오바마와 힐러리의 이른바 '흑백남녀' 대결에서 남성과 여성 유권자의 차이보다는 흑인과 백인 유권자들의 차이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13일(현지시간) 라스무센 리포트가 발표한 조사결과 흑인 유권자들의 오바마 지지율은 평균 81%에 이르는 반면 힐러리에 대한 지지율은 고작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백인 유권자들은 힐러리(50%)와 오바마(39%)에 비교적 고르게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또 힐러리에 대한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51%였고,오바마에 대한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경선결과 나타난 유권자들의 표심은 인종과 성별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됐으며 무엇보다도 흑인들의 오바마에 대한 절대적 지지가 힐러리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힐러리 진영의 지상과제는 앞으로 40일동안 '냉랭한' 흑인표심을 다시 돌려놓기 위한 '끌어안기' 작업에 매진하는 데 모아지고 있다.

그 신호탄으로 힐러리는 12일(현지시간) 흑인들의 대규모 커뮤니티인 전미신문발행인협회 주최 포럼에서 수차례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미국 언론들은 '힐러리로서는 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했다'면서 무척 이례적이라고 소개했다.그것도 남편인 빌 클린턴 前 대통령의 이른바 '흑인 폄하발언'에 대해 공개리에 사과를 한 만큼 남편의 입지도 위축될 전망이다.

빌 클린턴은 지난 1월 흑인 유권자들이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결과를두고 '1984년과 88년에 제시 잭슨 목사도 이곳에서 만큼은 승리했다'고 말했다.이 발언은 사실상 흑인이 많은 곳에서 흑인이 승리하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돼 오바마는 물론 흑인 유권자들의 적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힐러리는 '남편의 말로 상처를 받았다면 사과한다'면서 '제시 잭슨과 오바마 모두 자랑스러운 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힐러리는 또 '오바마가 백인이었다면 오늘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발언해 인종갈등을 야기한 뒤 사퇴한 제랄딘 페라로의 발언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했다.

흑인 유권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힐러리.앞으로 남은 40일간의 휴전은 힐러리에게는 마치 올해 초 아이오와 코커스 이전으로 시계바늘을 되돌려 놓은 것처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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