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장애인축구협회 선수들 "세상에 진 빚 갚고파"

동료 시각장애 최철규씨 지난해 환경관리원 합격 감동
한시동 회장 등 임원 돈 거둬 영산홍 3천여그루 심어

2013.04.14 19:15:48

13일 청주시 용정축구공원에서 열린 2013충북장애인 축구교실 개강식에서 장애인 축구교실회원들과 충북장애인 축구대표선수,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축구장 인근과 금천공원에서 푸른숲가꾸기 식목행사를 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청각장애 2급의 몸으로 지난해 청주시 흥덕구 환경관리원 시험에서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화제를 모았던 최철규(30)씨의 이야기가 동료 장애축구선수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켰다.

최씨 동료들은 건장한 비장애인도 어렵다는 환경관리원 합격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거짓말인줄 알았다고 했다. 많은 이들은 가슴벅찬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마음 한쪽에선 "늘 받는 일에 익숙해지고 더 나아가 당연시 하고 요구하기까지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부끄럽고 초라해 보였다"고 했다.

그래서 이들은 세상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13일 오전 10시 청주용정축구공원에 충북장애인축구협회 소속 시각·청각·지적·뇌성 장애 선수 150여명이 축구공 대신 목장갑을 끼고 한 손엔 삽과 다른 손엔 영산홍 묘목을 들고 모였다.

친구이자 동료인 최철규씨에게 제2의 삶을 선물해 주고, 자신들에게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충북도와 청주시 등 많은 이들에게 나무심기 행사로 감사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하늘도 이들의 뜻을 알았는지 화창한 날씨로 화답했다.

이들은 한시동 축구협회장과 임원 등이 돈을 모아 마련한 영산홍 3천200주를 인근 금천공원에 심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오제세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광수 충북도의회의장, 장선배 도의회 정책복지위원장 등이 찾아와 선수들과 함께 영산홍을 심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나무심기가 끝마친 이들은 인근 식당에서 한 회장이 제공한 점심식사를 하고 훈련장으로 이동해 모처럼 발을 맞춘 뒤 해산했다.

한주형 전무이사는 "환경관리원에 합격한 최철규 선수의 소식을 접한 뒤 동료 장애선수들 사이에서 우리도 봉사활동을 펼쳐 세상의 빚을 갚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여러 봉사활동을 찾던 중 식목일을 맞아 영산홍 심기 행사를 갖게 됐다. 앞으로도 장애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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