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를 분노케 만든 '사진 한장'

2008.02.26 11:04:08

‘애국심’ 논쟁속에 ‘흑인,무슬림’ 연상케하는 흠집내기 공세 비판론 대두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례없는’ 11연승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은 버락 오바마.

만일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니 슈퍼화요일’로 불리는 3월 4일 텍사스와 오하이오주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지명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반대로 힐러리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선이다.이 때문에 최근 힐러리와 오바마간의 날선 공방이 거듭되고 있다.

이번에는 ‘사진 한 장’이 갈등의 불씨를 당겼다.문제가 된 사진은 오바마가 지난 2006년 아프리카를 방문했을 때 케냐의 전통복장을 입은채 지팡이를 쥐고 소말리아 족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사진은 오바마가 상원의원으로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하면서 케냐의 북쪽 와지르(Wajir)지방을 여행할 때 찍은 것.

그러나 흰색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또 흰색 옷감으로 된 어깨끈을 양쪽으로 걸친 오바마의 모습은 이슬람교도들이 머리에 착용하는 터번(turban) 을 연상케한다.

'아프리카 케냐의 전통복장과 이슬람의 터번'...이는 버락 오바마의 ‘태생적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다.

즉 힐러리 진영에서 의도적으로 오바마가 아프리카와 이슬람에 연결돼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에서 유포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선거캠프의 데이비드 플루프는 '연패를 당하고 있는 힐러리 진영이 이상한 사진을 유포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힐러리 선거캠프의 총지휘자인 매기 윌리엄스는 '오바마측이 먼저 나서서 문제를 삼는 저의가 더 이상하다'고 맞받아쳤다.

매기 윌리엄스는 '힐러리 후보 또한 그녀가 방문한 국가에서 그 나라의 전통복장을 입고 있는 사진이 많다'면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오바마측의 또다른 선거전술이라고 일축했다.

CNN방송은 '오바마 사진 후폭풍'(Obama photo firestorm)이라는 주제로 관련내용을 크게 보도하는등 중반을 넘어선 경선전에서 상당한 파장이 뒤따를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는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의 백인 어머니사이에 태어나 인도네시아와 하와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본명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

사담 후세인을 연상케 하는 그의 이름 중간에 들어간 '후세인'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쓰던 성(姓)이며,실제 그의 할아버지는 무슬림이었다.

한편 그의 이름 가운데 '버락'은 아프리카 토속어인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17년 동안 지속된 미국의 백인 남성 대통령 시대를 마감하겠다고 나선 흑인 오바마.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태생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 가느냐가 오바마에게는 절체절명의 과제인 것이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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