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 황석호를 주목하라

청주 운호중·고 출신…긴 무명깨고 태극마크
멕시코·스위스전에서 중앙 수비로 맹활약

2012.07.30 20:38:30

한국시간으로 지난 26일 밤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후반 중앙수비수(DF) 황석호(23·산프레체 히로시마)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빗나가긴 했지만 유협적인 슈팅이었다. 승리를 거둔 스위스와의 2차전에서도 황석호의 활약은 기대이상이었다. 1골을 먹긴 했지만 수비수 잘못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황석호는 이번 올림픽을 대비해 홍명보 감독에게 발탁된 인물로, 축구팬들에게 아주 생소한 선수다. 때문에 황석호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황석호가 충북 청주출신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지역체육계조차 그의 출생지가 청주이고, 고등학교 때까지 우리고장에서 활약한 선수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만큼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였다.

황석호의 부모는 현재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에 살고 있다. 아버지 황태오(54)씨는 운송회사에 다니고 있고, 어머니 장금영(53)씨는 식당일을 하고 있다. 황석호의 유일한 여동생은 현재 청원 모대학에 다니고 있다. 인터뷰를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아들이 싫어하고,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전화통화로 그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만족해야 했다.

장금영씨와 약 40분에 걸친 전화통화 내내 아들 사랑이 수화기 너머로 진하게 전해왔다. 부유하진 않지만 사랑이 충만한 가정으로 느껴졌다.

황석호는 청남초등학교 3년 시절 육상을 시작으로 운동의 맛을 처음 알게됐다. 충북대표로 전국소년체전도 출전했다. 3년 뒤 본인 스스로 선택해 축구로 전향한 황석호는 운호중·고교에서 중앙수비수로 활약했다.

이후 황석호의 선배 아버지의 도움으로 대구대학교 박순태 감독을 알게 됐고, 이후 대구대를 진학하게 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단 게 황석호의 유일한 국가대표 성적이다.

"어린 나이지만 남에게 책잡히는 것을 싫어했어요. 내성적이면서 책임감 있고 성실한 아이였습니다." 장금영씨는 아들 황석호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홍명보 감독의 눈에 든 시기는 지난해 남해에서 열린 춘계대회 때부터다. 황석호는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여러 차례 부름을 받았지만 경기를 뛴 건 많지 않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이 시작된 이래 가진 11번의 공식 경기에서 단 두 차례만 뛰었을 뿐이었다. 대구대 졸업 후 황석호는 일본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에 입단했다. 리그가 끝난 지난 6월1일 황석호는 부름을 받았다. 학수고대하던 '홍명보호'에 탑승하게 된 것이다.

7월1일 늦은 저녁 황 선수의 부모는 파주 훈련장에 입소하기 전 아들을 보기 위해 서울로 급히 올라갔다. 아들이 좋아하는 돼지갈비찜과 불고기를 먹이지 못하고 호텔로비에서 몇 마디 이야기도 나누지도 못하고 런던으로 보낸 점이 못내 아쉬웠다는 어머니 장금영씨는 TV화면으로나마 아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장씨는 얼마 전 식당일을 하다 오른쪽 발등에 골절상을 입어 현재 집에서 쉬고 있다고 한다.

장씨는 "아들의 꿈은 올림픽 메달을 넘어 월드컵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며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아들은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8월2일 가봉과의 일전을 남겨놓고 있다.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8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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