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체육선수들 "충북에 갈 대학이 없다"

도내 관련 특수학과 전무…우수선수 유출 심각

2012.02.28 20:30:09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충북에 4년 연속 금메달을 안겨준 충주성심학교 최미나(여)는 앞으로의 진로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

청각장애을 앓고 있는 최미나는 28일부터 3월2일까지 사흘간 전북 전주와 무주에서 개최되는 9회 체전에서도 여자 대학부 쇼트트랙 부문 최강자로 꼽히며 금메달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최미나는 지난달 경남 국제대학 진학이 결정됐다. 그런데도 기쁘지 않다.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서운함도 있지만 그보다도 자신이 자란 충북에서 대학생활을 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부끄럽게도 전국 각 시·도에 다 있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과가 충북도내 대학에는 전무하다.

충북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2년 전까지 도내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주성대학(청원군)에 장애체육인들을 위한 스포츠복지학과가 있었는데 무슨 연유인지 없어지고 말았다.

이후 장애인들이 응시할 수 있는 특수학과는 도내에 단 한 곳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충북장애인체육계 우수선수들이 고교 졸업 후 어쩔 수 없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비장애인 선수들처럼 돈이 없어 우수선수를 놓치는 게 아니라 진학할 대학이 없어 우수선수를 유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의 선수들은 최미나 뿐만이 아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다영(여)도 알파인 스키에서 3년 연속 금메달을 충북도민들에게 선물한 우수선수다. 남다영은 이번 체전을 끝으로 천안 나사렛대에 입학하게 된다.

최미나, 남다영 둘은 매년 전국동계체전에서 5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충북의 상위권 입상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 앞서 같은 학교 김혁은 지난해 경남 국제대학에 입학했다. 그 역시 남자 스키 금메달리스트다. 다행히 이번 체전에 충북대표로 뛸 수 있게 됐지만 내년을 보장할 수 없는 처지다.

충북은 매년 장애인동계체전에서 6위권의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하지만 미래는 어둡다. 10위권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 충북대표로 뛸 선수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 선수들을 받아주는 도내 대학이 없는 한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도장애인체육회 임헌택 사무처장은 "이 같은 문제점들을 최근에 와서야 알게 됐다"며 "조만간 지자체, 대학, 체육계가 머리를 맞대고 장애인선수들을 위한 학과 신설에 대해 진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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