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이상용 원장 인터뷰

"신규 채용 81% 지역인재로 채웠죠"

2011.11.27 19:33:31

오송의료행정타운에 국책기관이 이전한 지 1년이 됐다.

6대 국책기관 중 이전 후 지역과의 밀접한 활동을 펼친 기관을 묻는다면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을 빼놓을 수 없다.

보건복지인력개발원 이상용(56·사진)원장은 기관장 중 유일하게 청원군민이 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지역 정착에 남다른 애정이 돋보인다.

이상용 원장을 만나 이전 후의 소회와 지역에 바라는 점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다른 기관장과 달리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이곳에 살면서 느낀 점은.

"오랜 서울 생활을 접고 지난해 말부터 청원군민이 됐다.

청원군 강내면 석화리에 가족과 함께 내려왔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오랫동안 보건복지부 관료를 지냈지만 지방근무를 한 적은 없다.

인력개발원의 오송 이전과 함께 시골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서울 토박이인 부인도 기꺼이 청원군민으로 살고 있다.

지난 1년간 우리 부부는 난생 처음하는 시골생활에 흠뻑 젖어있다.

서울에서 느낄 수 없는 정취와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정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동네 노인정에서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음식도 나눠 먹으며 나눔의 의미도 되새겼다.

어르신들을 초청해 극장처럼 영화를 상영해 보여드리기도 한다.

가장 크게 배운 점이라면 나눔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퍼져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인력개발원은 남달리 지역 밀착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일들을 했는가.

"우리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지역의 요구를 보다 가까이에서 듣고 더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전 전부터 시작해 충북대, 청주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6개 충청권 유관기관과 교육 네트워크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최근에는 충청북도-충북대학교-한국장애인고용공단 충북지사와 '장애인 고용친화기업 만들기' 협약을 맺기도 했다.

또 올해 신규 직원 채용의 81%를 오송, 대전, 청주 등 충청권에 기반을 둔 인재로 채웠다.

전체 직원의 약 30%에 이른다.

또 지역 고졸 학생 채용을 위해 청주여자상업고등학교와 대성여자상업고등학교장의 추천을 받았다.

돌풍 피해 농가를 위한 피해복구 자원봉사활동도 벌였다.

이외에도 오송·청주 지역아동센터 및 그룹 홈 아동청소년 대상 나눔 콘서트를 개최해 한 층 더 지역 주민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인력개발원에서는 현재 일주일에 2회 정도 교육생을 위한 영화상영, 와인·커피(바리스타)교실 등 저녁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내년부터는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할 예정이다.

이렇게 교육기관이라는 전문성을 살려 지역사회와의 스킨십을 하려 노력 중이다."

-오송 이전 기관 직원들이 아직도 정착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시급히 개선해야 될 점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직까지 오송 정주여건은 기대 이하라고 할 수 있다.

퇴근하면 집 밖에 갈 곳이 없다고 한다.

먹고 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오송에는 전혀 없다.

그래서 직원들은 퇴근하면 집에만 간다.

사실상 고립무원의 상태라 할 수 있다.

의료단지 직원들 가운데는 처음에 의욕적으로 오송 생활을 시작하다 다시 서울로 돌아간 직원들이 많다고 들었다.

여전히 서울·경기 등지에서 출퇴근 하는 직원은 33% 가량 된다.

다음으로는 교육문제를 들 수 있다.

미취학 아동 등 초등학생 이하 정도는 괜찮지만 중학생부터는 현실적으로 사교육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런 인프라가 오송에는 전혀 없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오송은 교육 불모지나 다름없다.

오송이 명품도시, 혁신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시각이 아닌 외지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정주여건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오송은 6대 국책기관의 입주, KTX 오송역 개통, 첨복단지 유치, 세종시 인접 등 발전할 수 있는 훌륭한 여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하지만 유치에만 신경을 썼지 정작 차후 보완할 사안(문제)들의 해결에는 다소 소홀한 감이 있다.

보건복지인력개발원만 해도 전국에서 연간 5만명 이상이 온다.

올해는 보건복지 관련 대규모 학술대회를 4회나 유치해 참가자만 2천500명 가량이 오송을 다녀갔다.

충청북도나 청원군청에서 이같은 점을 적극 활용, 교육생 및 방문자를 위한 연계 프로그램 등을 개발한다면 오송을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인력개발원을 이끄는데 앞으로 중점적으로 고려할 점은.

"현재를 IT시대라고 한다면 10년이내에는 BT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다가오는 BT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오송은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 등 국책기관들이 입주를 완료했고 생명과학단지에는 생명과학 관련 58개사가 입주예정에 있다.

또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바이오신약과 BT기반 첨단의료기기분야가 특성화될 예정이다.

오송은 이렇게 BT분야의 좋은 인프라를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이다.

첨단의료, 바이오 분야는 고급인력이 이끌어 가는 분야지만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지식을 보충해주는 시스템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미래 국가 경쟁력에 기여할 바이오의약품, 의료기기 분야 등 새로운 교육 수요에 대비한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관련 전문 직무 교육과정을 개설해 바이오, 의료 관련 종사자들이 소양과 역량을 두루 갖춘 글로벌 수준 인재로 육성될 수 있도록 인재양성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려 한다.

그런 차원에서 다음 달부터 국책기관과 오송 생명과학단지 및 첨복단지 입주기관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CEO의 정례모임을 구상 중이다.

정책 및 제도, 기업의 애로사항 공유 등 공통의 주제로 발전적이고 내실 있는 토론중심의 포럼 운영으로 오송의 미래상에 대해 머리를 맞대보자는 의도에서다."

-끝으로 충북도나 청원군,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쉽게 말하면 전국 보건복지관련 공무원과 각종 보건·복지단체 종사자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교육기관이다.

한 해 5만명 이상(사이버 교육 포함)이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을 다녀갈 정도로 보건복지관련 교육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기관이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자원봉사 및 나눔 콘서트 등 지역 밀착형 교류로 지역사회와 지역 주민에 먼저 다가가겠다.

또한 국제 및 국내 유수 보건복지 학술대회를 오송에 유치해 지역을 알리고 홍보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보건복지인력개발원만의 노력이 아닌 지역민과 청원군, 충북도가 함께 힘을 모아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진심으로 바란다."

/ 이정규기자 siq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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