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물고문 테이프' 파기 파문 확산

부시 "몰랐다"..의회 등 진상조사 촉구

2007.12.09 13:59:45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의 '물고문' 장면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디오 테이프를 몰래 파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백악관이 7일 밝힌 가운데 미 상원은 의회 차원의 조사에 나서는 한편 법무부의 수사를 촉구했으며,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마이클 헤이든 CIA 국장은 앞서 6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CIA가 2002년 알 카에다 용의자 아부 주바이다를 체포한 뒤 심문 과정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내부적으로 제작했으나 심문자의 신원 노출이 우려돼 3년 후인 2005년 이를 파기했다고 공개했다.

알 카에다 지도자 측근인 주바이다는 물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테이프에는 물고문 등 논란거리인 심문 장면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헤이든 국장은 뉴욕타임스가 이 문제를 보도하려 하자 물타기를 위해 서둘러 이를 공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테이프가 만들어지거나 파기됐다는 기억이 없었다"고 말해 CIA의 테이프 제작 및 파기가 대통령 모르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민주당 중진 딕 더빈 의원은 헤이든 국장의 발표가 나오자 마이클 뮤케이지 법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문제의 테이프를 파기하고 이를 숨긴 CIA 관리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것을 요청했다.

제이 록펠러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변호인 등으로 구성된 헌법권리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CIA가 중대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헤이든 국장은 심문에 참여한 CIA 요원들의 신분이 노출돼 테러단체의 보복을 받을 우려 때문에, 상하원 정보위 지도자들에게 보고한 뒤 이를 파기했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해서도 반박이 잇따랐다.

2005년 당시 미 의회 상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등은 CIA의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심문에 가담한 CIA 요원들의 얼굴을 식별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헤이든 국장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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