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산을 들춰본다 - (中) 예산 감시현실과 예방 대책

예산 전문가 부족… 지자체 스스로 낭비 줄여야

2007.11.28 11:03:56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충북도를 상대로 예산 심사를 벌이고 있다.

◇예방대책과 지자체 변화


결론부터 밝히면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예산을 사용하는 자치단체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산을 직접 사용하는 자치단체가 예산의 필요, 불필요 내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 않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낭비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 예산을 낭비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예산삭감, 명단공개 등의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방의원들의 의정비를 지나치게 올리는 지자체에 대해서도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자체의 예산낭비 사례가 적발될 경우에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예산 편성 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공무원들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7월 청주시 공무원의 상당수가 허위로 초과근로수당을 챙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반면 지자체들은 여전히 재정자립도가 낮아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해 광역 지자체별 재정자립도는 전남 20.1% , 전북 23.5%, 제주 26.4%, 강원 28.3%, 경북 28.9%, 충북 33.3%, 충남 36.9%, 경남 39.1% 등의 순으로 낮았다.
도내 기초단체의 재정자립도 역시 대부분 20%대 수준으로 상당히 낮다.
자체 수입만으로는 공무원 급여도 감당 못하는 시군도 발생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자치단체도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지난달 옥천군 부군수가 군 발주 건설공사의 설계변경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나서 현업부서와 마찰을 빚으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공무원이 일만 제대로 해도 설계변경까지 할 현장은 거의 없다”며 “잦은 설계변경이 예산낭비는 물론 건설 부조리로 이어지고 있어 이를 원칙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해 달라진 공무원상을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영동, 옥천, 보은 등 남부 3군 군수들이 영동군청에서 군수협의회를 열고, 각 군에서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각종 축제와 체육행사 등의 시기를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남부3군의 군수들은 이날 협의회에서 인접한 군에서 비슷한 시기에 경쟁적으로 농·특산물 축제를 열고, 가요제나 마라톤 대회 등을 중복해서 개최하는 바람에 관광객이 분산됨으로써 성과가 미흡하다는 문제점을 도출했다.

앞으론 남부3군이 개최하는 축제와 체육대회의 시기 등을 전면 재검토해 상생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기로 합의했다.
지역별로 비슷한 행사들이 많아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계속돼왔는데 지자체가 나서서 이를 정비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또 있었다.

충북경실련 전경.

지난 7월 증평군내 군 체육회와 생활체육협의회, 장애인 체육회 등 체육관련 3개 단체가 통합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증평군은 지역 체육단체 대표자들 중심의 통합추진위를 만든 뒤 실무진을 구성하고 8월 임시총회를 갖고 3개 단체를 군 체육회로 통합하는 방침을 확정 발표했다.

업무와 행사의 중복 예산낭비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별도 운영돼온 이 같은 유사한 체육단체가 통합에 합의한 것은 도내에서 증평군이 처음이다.

충주시는 지난 4월 운영 중인 각종 위원회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기능이 소멸하거나 장기 미 개최 위원회는 기능과 성격에 따라 연차적으로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충주시는 이번 위원회 정비를 통해 법령에 근거 없는 위원회 설립과 형식적 운영으로 인한 인력 및 예산낭비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일부 자치단체는 그동안 지급해왔던 행사비를 전면 중단하며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한 과감한 시도를 실시했다.

괴산군은 지난 4월 해마다 각 읍.면에서 추진하고 있는 10개 축제의 행사보조금 지원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괴산군은 지역 8개 읍.면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소규모 축제에 지원되는 보조금이 지역주민들의 무관심과 예산낭비라는 지적과 판단에 따라 보조금지원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

괴산군은 지난 2003년 6천만원(4건)을 지원한데 이어 2004년 7천500만원(5건), 2005년 9천만원(6건), 2006년 1억3천500만원(10건) 등 4년 동안 3억6천만원을 행사보조금 명목으로 각 읍.면에 지원해 줬다.

군 관계자는 “지방자치 출범이후 주민화합이라는 명분으로 우후죽순처럼 축제가 과대 난립되면서, 축제의미를 크게 상실시키고, 예산만 낭비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며, “예산지원 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농·특산물 대도시 판촉홍보행사 등은 별도로 지원하고 순수한 민간 중심의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행사에만 선별 지원하는 등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 김홍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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