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산을 들춰본다 - (上) 지자체 예산낭비 사례

재정자립도 열악해도 관용차는 ‘최고급’

2007.11.21 09:18:31

17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임기 중 마지막으로 오는 23일까지 내년도 예산을 확정짓기 위해 분주하다.
충북도와 도내 12개 시·군도 내년도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충북출신 예결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부를 축적한 많은 거부가 돈 버는 방법에 대해 ‘돈을 안 쓰는 것이 돈 버는 방법’이라고 말해왔듯이 예산확보만큼 예산낭비를 줄이는 게 지방재정을 튼튼하게 하는 기본이다. 본보는 3회에 걸쳐 지자체의 예산낭비사례, 어려운 예산감시 현실과 예방대책, 미국의 사례 등을 통해 지역예산을 짚어본다.


/ 편집자 주
◇지자체장 고급차 구입 경쟁

올해 3월 각 언론은 도내 자치단체장 및 기초의회의장의 고가 관용차량 구입을 집중 보도했다.

언론은 지자체가 전국 최하위권의 재정자립도란 열악한 환경임에도 자동차의 경우 내구연한이 5년이란 규정을 내세워 쓸 만한 차량을 대형 고급차로 교체한 것을 질타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재정자립도 33.3%인 충북도의 경우 2000년식 2천300cc급 쌍용자동차의 체어맨 승용차로 사용했던 도지사의 관용차량을 3천800cc급 6천여만원 상당의 에쿠스로 교체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의전용으로 5천여만원을 들여 구입한 3천200cc급 체어맨을 구입목적과는 달리 지사 관용차량이 5부제에 해당될 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도지사는 관용차량이 2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 청원군의회 의장 전용 뉴체어맨 마제스티S의 경우 네비게이션 시스템과 DVD시스템, 전동식 파워트렁크 등 795만6천원 상당의 선택품목을 추가해 차량의 안전보다는 사치성 옵션이란 지적을 받았다.

도내 각 기초지자체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들의 관용차는 모두 24대 중 8대가 모두 최근 4년 이내에 뉴그랜저에서 체어맨으로 교체된 것으로 밝혀져 내구연한만 지나면 차량이 멀쩡한데도 경쟁적으로 체어맨으로 바꿔 타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다목적회관 운영 부실

지난 4월에는 도내 일부 시군이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민선자치단체장의 임기 중 생색내기용 사업추진으로 수십억원을 들여 건립한 다목적회관이 무용지물 되고 있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당시 본보는 충북도내 각 지자체별로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지자체 별로 적게는 12억원 부터 많게는 180여억원씩 들여 문화예술회관을 건립 운영하면서 1억원 이상 씩 운영비가 투입되고 있으나 연간수입액은 대부분 수백만원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04억원을 투자해 건립된 옥천 문화체육회관 올해 11억7천만원의 운영비와 임금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수입액은 불과 1천280만원 수준이다.

영동 문화체육센터도 지난 98년 436평 규모로 개관을 해 운영하고 있으나 지난해 대관수입액이 1천169만원에 불과해 올해 연간운영비 1억1천500만원에 비하면 너무 적은 실정이다.

단양군도 올해 문화체육회관 운영비로 1억2천만원을 세웠으나 지난해 운영수입액은 250만원에 불과했고, 제천 문화회관도 올 운영비로 3억3천만원을 세웠으나 지난해 수입액은 600여만원이었다.

충주시도 지난해 6월 45억원을 투자해 호암동에 문예회관을 건립했으나 수입액은 708만원에 머물렀다.

도내 지자체들이 이처럼 문화예술체육회관을 운영한 결과 지난해 수입액은 영동이 1천169만원, 보은이 2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데 그쳤다.


◇기타 사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청풍명월예술제가 홍보부족으로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해 해마다 수많은 예산을 쓰는 반면 유명무실하게 치러지는 축제라며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38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보은군이 솔향공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속리산입구에 조성한 소나무 테마 숲인 솔향공원은 전국의 유명 송림에서 옮겨다 심었다는 아름드리 소나무 일부가 죽거나 베어내야 했다.

특히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과 조잡한 조경, 전시시설 때문에 개관 전부터 유명무실해지며 전시행정과 치적에만 급급한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로 꼽혔다.

충북도 교육청이 지난 2005년 12월 178억을 투자해 공사에 들어가 오는 8월말 준공 예정이었던 충북바이오교육문화회관이 기반시설 미비로 운영을 하지 못한 채 준공시기를 내년으로 넘길 전망이다. 이 회관은 지난 8월 28일 준공예정이나 소방, 전기, 상수도, 통신 등 기반시설 설치계획이 결정되지 않아 건물 완공 후 1년여 정도 사용치 못하는 흉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기반시설 설립 계획은 충북도가 밀레니엄타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가 연기된 데다 용역결과에 따라 설립계획이 확정될 예정이나 용역결과는 올 연말께 나올 전망이다.

도 교육청의 준비부실로 교육문화관은 계속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 김홍민 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