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드림‘ 100만명...이방인 취급 말아야

2007.06.19 07:56:38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더불어 그동안 사회적으로 소외됐던 외국인 근로자 문제나 국제결혼여성들에 대한 문제가 우리사회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들어 언론과 각종 사회단체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국제결혼여성들에 대한 사회문제를 집중 부각시키면서 외국인 근로자와 국제결혼여성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들에 대한 인식도 점차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외국인 근로자가 산업현장 일선에서 땀 흘리며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역시 지역사회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발전신문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필리핀과 베트남의 해외공동기획취재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열심히 땀 흘리고 있는 외국인근로자와 국제결혼여성의 눈에 비친 한국, 그리고 한국인의 모습을 조망해보고 이를 통해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자세를 살펴본다.

#외국인근로자 어떻게 볼 것인가

이주외국인 문제는 우리도 경제성장기에 외국으로 많이 송출하면서 불거져왔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동을 전전하며 일했던 우리나라는 현재 같은 목적으로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 근로자들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가족과 떨어져 타향살이를 하며 돈을 벌어 자국의 경제발정에 이바지하고 있는 이들을 외국인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한다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이 최소한 자신들이 일한만큼은 벌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2003년 9월 1일자로 외국인 고용허가제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외국인근로자도 내국인근로자와 동등한 지위를 보장받게 됐지만 기존의 산업연수생 제도를 병행하는 정책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해외이주노동자센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한결같은 염원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모든 사업주나 근로자가 외국인근로자를 이방인으로 보지 않고 우리가 필요해 활용하고 있으므로 정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의식을 가질 때야 비로소 고용허가제가 완전히 정착될 수 있다.
#불법체류의 원인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는 100만명에 이르고 이들 가운데 약 35만명 이상이 불법체류자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왜 온갖 위험을 감수하면서 불법체류자가 되는 이유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다.
보통 외국인근로자들이 송출업체를 통해 한국에 들어올 때 드는 비용은 7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외국인근로자의 초임이 80~90만원임을 감안할 때 꼬박 1년 이상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이 빚을 갚을 수 있다.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3년의 기간은 이들의 목적인 돈을 벌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라는 것. 이 때문에 많은 외국인근로자들이 근무지를 이탈, 돈을 더 벌기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고 있다.
이처럼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데는 송출업체의 비리 또한 크게 한몫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송출비리에 대한 사전예방책을 강구하는 것도 불법체류자를 줄이는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에 대한 송출국의 입장은 어떠할까?
POEA(필리핀해외고용청)은 필리핀 정부기관으로 계약직 이주노동자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과의 협약에 의해 특히 한국행 노동자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이상이 없는 38세 이하로 필리핀에서 전과가 없고 불법체류 경력이 없는 근로자를 엄선해 내보낸다. 학력도 고졸 이상으로 학력증명, 경력증명, 신원보증 등 엄격한 서류심사를 거쳐 POEA에 등록한 근로자에 한해 한국어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모든 서류는 전산처리 되므로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없다.
그러나 취재진과 동행했던 IOM(국제이주기구) 마닐라사무소 직원들은 “이 말을 믿는 필리핀근로자는 아마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필리핀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있는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과 만연된 부패 때문에 누구도 이런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
베트남 IOM(국제이주기구)하노이사무소 앤드류 소장은 “한국과 베트남 간 MOU 체결 이후 송출업무는 비영리 기관이 담당해야 한다는 한국정부의 요구에 따라 송출업무를 담당하는 정부기관으로 OWC를 설립하게 됐지만 여권발급, 건강검진, 비자발급 등 정부관리에 접근하는 과정 과정에 브로커가 개입해 소위 팁이라 불리는 소개료를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고 설명했다.
#이주외국인은 민간외교 사절

취재진이 마닐라 중심가에 위치한 필리핀 해외취업청(POEA)을 방문했을 때 사무실은 한국으로의 취업을 준비하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한국에서 고용허가제가 본격 시행된 2004년 이후 한국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필리핀 근로자 수가 20만명을 웃돌 정도로 이곳은 ‘코리안드림’에 젖어있다.
현지에서 만난 필리핀 근로자들 상당수는 최대의 꿈이 한국에 취업하는 것이었고 한국행 티켓을 손에 쥐기 위해 필수적으로 치러야하는 한국어 능력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2주일 과정으로 마련된 한국어강좌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
한국행 티켓은 이들의 생각처럼 ‘장밋빛 희망’만은 아닌 듯 했다. 이날 취재진을 만나기 위해 버스로 3시간을 달려 이곳에 도착한 필리핀근로자 탈라베라(39)씨는 취재진에게 한국에서 억울하게 추방당한 사실과 함께 부당한 폭행사실을 폭로했다.
여느 필리핀근로자들처럼 희망에 부분 꿈을 안고 2006년 한국에 취업한 탈라베라 씨는 경기도 포천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도중 불법체류자로 오인한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체포돼 필리핀으로 강제 추방됐다. 체포과정에서 탈라베라씨는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수갑을 찬 채 폭행을 당해 아직도 거동이 매우 불편한 상태로 목발에 의존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경제성장기에는 인력송출국이었다. 1970년대 어려웠던 시절, 당시 우리의 형들, 누이들 상당수가 독일에 광부로, 간호사로 파견됐다. 또 많은 근로자들이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 살인적인 더위와 싸워가며 건설현장에 투입됐다. 낯설고 말도 안 통하는 타국에서 오로지 고국의 가족을 도울 수 있다는 일념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들이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한국으로 송금해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돌아간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을 그리워하고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수십, 수백의 외교관들이 벌이는 외교활동과 맞먹는 국위선양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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