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충북의 구곡(9)-경북의 구곡문화 프로젝트

2007.06.10 13:19:07

여름은 물의 계절이다.
또 젊음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9일 경기도 가평의 용추구곡(龍湫九曲). 젊은 남녀들이 물놀이를 하며 젊음을 발산한다.
옥계구곡(玉溪九曲)으로도 불리는 용추구곡이 시작되는 와룡추(臥龍湫). 용추폭포의 물줄기는 이 흰 바위 사이를 거쳐 곧장 옥색 소(沼)에 쏟아지며 흰 물보라를 일으킨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그저 시원하다.
자연이 준 이 같은 선물은 이제 인간이 만들어 간다.
경북 성주군 금수면 무학리 무흘구곡(武屹九曲) 3곡(배바위.船岩)과 4곡(선바위.立岩) 사이 천주교 대구대교구 무학연수원 건너편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인공폭포가 있다.
성주군이 군비 1억5천만원을 들여 절벽에 50m 높이의 이 인공폭포를 조성하고 지난 4월 25일 통수식과 함께 선을 보이고 있다. 군은 폭포 주변에 벚나무.단풍나무 등 경관조림에 이어 겨울철에는 이곳에 인공빙벽과 썰매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성주군은 배바위 위에 있었다는 무학정(舞鶴亭)도 짓고 있다.
또 문경시는 구곡문화 전문가인 김문기 경북대 교수에 요청해 지역 내 구곡 4곳에 대한 학술조사를 실시했고, 김 교수는 ‘문경의 구곡원림과 구곡시가’란 단행본으로 연구결과를 내놨다. 시는 이를 토대로 안내판 설치와 정자 복원, 산책로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경북지역은 이처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구곡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도 차원에서 구곡원림의 관광자원화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는 ‘영남의 구곡문화’ 연구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4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금까지 파악한 도내 구곡원림 20여곳의 현지조사와 원전자료 수집.고증, 구곡원림 분포도 제작과 책자 발간에 이어 관광자원 개발방안 연구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도는 연구.고증을 통해 유교문화 체험장과 함께 등산.관광코스 등으로 개발해 테마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류문규 경북도청 학예연구사는 “경북에는 많은 구곡원림이 존재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유교문화.유적이 남아 있어 유교문화 체험장으로서 구곡의 가치는 높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에는 고택(古宅)과 종택(宗宅), 서원(書院) 등 수많은 유교문화.유적과 국내 유일의 유교문화박물관(안동)이 있고, 도청 문화체육관광국은 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등 경북을 유교문화의 중심지로 정립해 나가고 있다.
경북이 구곡문화 연구.개발의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유교문화의 산실이란 역사.문화적 배경 위에 자치단체의 의지가 실천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기획취재팀

(기고)구곡을 문화관광 단지로 개발하자 - 김문기 / 경북대 교수
식량난으로 허덕이던 지난 날, 우리들은 주로 경치가 빼어난 명승지나 유명 사찰을 관광지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식량난이 해결되고 생활의 여유를 찾으면서, 특히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서부터 우리들은 이러한 ‘보는 관광’에 만족하지 못하고 차츰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는 ‘공부하는 관광’을 추구하게 됐다. 관광지로 소외됐던 박물관, 문화관, 전시관, 서원(書院), 종택(宗宅) 등을 찾는 발길이 늘어난 것이 그 증거라 하겠다.
보는 관광과 공부하는 관광을 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구곡’이고, 이들 구곡은 아름다운 산과 맑은 물, 향기로운 시와 노래, 사실적인 그림이 구비되어 있는 종합 문화지구인 만큼 웰빙 시대에 가장 적합한 관광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속히 ‘구곡’을 개발해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전승, 보존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정신함양은 물론, 심신을 단련시킬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마련해 주고, 일반 주민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면서 동시에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양처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구곡을 문화관광 단지로 개발하기 위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구곡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 각 지방의 관광 안내도 또는 관광 안내판에 구곡의 위치를 명시해 부각시켜야 하고 도로 표지판에 구곡의 위치를 분명히 표시해야 한다. 그리고 구곡원림의 입구에 구곡 약도를 그린 안내판을 세워 관광에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또 구곡의 각 곡마다 입간판과 함께 그 구곡에 대한 해설판을 설치하고 시비(詩碑)를 건립해야 한다. 시비는 구곡시조, 구곡가사는 원문을 그대로, 구곡한시는 번역 원문과 함께 시비로 제작, 구곡의 입구에 세워 관광객들이 감상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가급적 구곡의 각 지점에 정자를 세워 이정표를 마련해야 한다. 가시적인 정자를 세워 관광명소로서의 신뢰성을 심어주고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자 내부에 기문(記文), 전설 등을 써 붙이고 관련 한시를 주련(柱聯)으로 달아 관광객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한층 질 높은 관광이 되도록 해야 한다. 화천군에서 곡운구곡의 주요 지점에 정자를 세운 것을 모범으로 삼을 수 있다.
셋째, 구곡에 대한 학술대회, 세미나, 심포지움 등을 개최하거나 구곡 문화제(文化祭)를 개최해 구곡의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주민들의 축제마당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구곡의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택해 구곡 문화제 기간을 정하고, 구곡의 입구나 구곡의 중요 지점에 축제마당을 개설해 시.군민 백일장, 노래자랑, 씨름대회, 민속경연, 등반대회, 산악자전거대회 등을 개최할 수 있다.
넷째, 인근의 문화 유적지와 연계해 문화관광 벨트를 형성해야 한다. 구곡 근방의 서원, 종택, 사찰, 작가의 생가,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성역지, 전적지 등과 연계, 문화관광 코스를 개발해 유익한 문화관광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함으로써 관광객을 보다 많이 유치한다면 구곡문화의 가치를 더욱 고양시키고 시.군의 관광 수입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유명한 구곡은 국가문화재로 지정해 잘 보존, 관리하면서 그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한다. 화양구곡과 선유구곡을 우선적으로 자연명승지로 지정해 국가차원의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전국에서 구곡이 많은 곳은 경북과 충북이고, 시.군으로서는 충북 괴산이 제일이다. 경북도에서는 구곡에 대한 연구와 보존책 마련이 시작됐다. 충북도에서도 구곡에 대한 연구와 보존책을 하루속히 강구하기를 촉구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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