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재활용센터를 찾은 강순애(68·왼쪽) 할머니가 침대를 고르고 있다.
ⓒ강현창 기자
강순애(여·68) 할머니는 최근 이사를 준비하며 주민센터를 찾았다. 그동안 썼던 가구와 가전제품을 버리면서 '대형폐기물 배출 수수료'를 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주민센터에서는 수수료를 받는 대신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 '청주시재활용센터'를 소개해줬다. 강 씨의 연락을 받고 온 재활용센터 직원들은 가구 등을 수수료 없이 수거해갔다. 강 씨는 "청주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수수료도 없는데다가 아직 쓸 만한 물건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재활용센터는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가구와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무상으로 수거, 수리한 뒤 판매하는 곳이다.
수거는 직접 가정이나 사무실을 방문해 이뤄지며 물건을 살 경우 집에 배달까지 해준다. 6개월 동안의 무상AS는 덤이다.
청주시재활용센터는 지난 5개월간 2천500여개의 중고물품을 수거해 이 중 970여개를 판매했다. 무게로 따지면 92t 분량. 이를 기존방식대로 소각한다면 처리비 1천300여만원이 소요된다.
일반쓰레기를 버릴 때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듯 쓰던 냉장고와 침대, 책상 등 대형 폐기물을 버릴 때 수수료가 든다. 이를 소각하거나 매립하는데 따른 비용이다. 더구나 이런 대형 폐기물들이 소각되거나 매립될 때 발생하는 대기오염이나 토양·수질오염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피해다.
그러나 재활용센터를 이용하면 이 같은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배출된 폐기물은 친환경적으로 재활용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하루 20~30여명 정도다. 최근에는 선거운동 사무실을 개소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와 사무용 책상과 의자를 사갔다고 한다.
청주시재활용센터 박흥규 대표는 "아직도 충분히 쓸 수 있는 물건들이 많이 버려지고 있다"라며 "자원의 재활용 없는 환경보호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재활용의 중요성을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