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는 아이들을 돕자

2009.09.23 19:17:08

지난 22일 증평의 한 식당에서는 작지만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증평지역의 어린이집 원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후원서를 작성하고 이를 본보에 전달한 것이다.

형편에 따라 많게 후원하기로 한 분도 있고, 어려운 형편의 아동을 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자신에게 처한 형편으로 인해 약간의 금액만 후원하기로 한 분도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점심식사를 굶는 어려운 아이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이들을 돕겠다는 결심을 하는 데는 이웃을 배려하는 큰 사랑이 마음마다 자리했다는 것이다.

현재 충북도내에는 2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한 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우리 경제는 불황의 늪을 겨우 지나가고 있다고 하지만 이제는 기성세대가 된 40~50대가 어린이였던 60~70년대에 비하면 훨씬 좋아진 것이라는 데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 때는 옷이 없어 런닝셔츠(당시에는 메리야스라고 불렀음)만 입고 학교에 오는 친구들이 수시로 눈에 띄었는가 하면 점심시간이면 교실을 떠나 운동장 건너편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던 친구들도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은 온나라가 부유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줬고 모두가 "80년대가 되면"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살았었다.

이제 새마을운동의 목표였던 1980년대를 지나 21세기를 살게 되면서 그 당시 예상했던 것처럼 집집마다 자가용을 갖고, 텔레비전을 놓고 사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수직 상승적인 발전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이제 모두가 잘 살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왔다.

그런데 200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충북도내에서만 2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밥을 굶고 있다는 소식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풍요롭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밥을 굶을 정도의 가정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많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가족의 해체와 불안에 따른 문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장의 의식구조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가정을 등한시 했다고 해서 부모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회적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때이다.

힘들게 짐을 들고 걸어가는 노인을 볼 때, 산길을 혼자 걸어가는 어린이를 만날 때, 우리는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들을 도와야 한다.

이렇게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나설 때 우리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이를 통해 함께 하는 세상, 손잡고 나아가는 우리사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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