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천안시장 불출마 선언이 남긴 교훈

2009.09.09 19:36:22

임명직 2번, 선출직 2번 등 총4번이나 충남 천안시장을 역임한 이근영 시장은 지난 2001년 시승격 때인 1962년부터 사용해온 시청사를 서부 개발지역으로 옮기겠다는 발표를 한 뒤 큰 홍역을 치렀다.

이때까지 천안시의 노른자였던 동부지역 주민들은 시청사 이전으로 인해 땅값이 하락하고 상권이 공동화 될 것을 우려해 연일 집회를 하는 등 이근영 시장을 압박해왔다.

이들은 이 시장의 고향이 아산이기 때문에 서부지역으로 시청사를 옮기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그래서 시청사의 정면도 아산 방향으로 향한 것이고 주장했다.

또 이 시장이 향후 천안과 아산이 통합될 것을 대비해 시청사를 미리 옮겨놓고 통합시장을 하려는 것이라는 등의 설이 난무했다.

반면 이전예정지인 서부지역 주민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잘한 결단이라고 지지성명을 발표하는 등 동-서간 주민갈등이 심화됐다.

이렇게 갖가지 억측과 주장이 난무하자 이근영 시장은 그해 12월 차기 시장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

이근영 시장은 그동안 천안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삼성전자·삼성SDI 유치 등을 통해 인구 50만의 도시로 급성장시키는가 하면 재정자립도 100%를 달성, 행자부장관으로부터 개인표창가 함께 1천만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우수한 리더쉽으로 인해 이 시장의 지지도는 86%를 상회하고 있었으며 재출마해도 당선은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시장은 2002년 12월 5일 오후 천안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남은 임기에 충실하면서 '머물던 자리도 깨끗이'라는 마음가짐으로 6월 30일 조용히 물러나겠다"고 말해 소신껏 일해 왔음을 밝혔다.최근 우리 도내에서는 청주-청원 통합에 이어 괴산-증평 통합에 대한 의견이 발표되면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이는 행정안전부의 자율적 통합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자칫 지자체단체장의 개인적 욕심이 앞선데 따른 제안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물론 통합의 당위성도, 역사적 배경도, 향후 나타날 기대치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우선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통한 호응도 파악부터 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인다.

주민 대부분의 의견이 통합을 원한다면 대표자인 시장이나 군수가 이를 발표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적 욕심이 들어있느냐는 점이다.

진정으로 미래의 지역사회를 위해, 역사에 길이 남을 큰일을 위해 통합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주민들의 의심을 단숨에 없앨 수 있도록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통합이 된 후 주민들의 기억에 새록새록 각인돼 칭송을 받을 수 있는 시장·군수로 남는다면 이 이상 바랄 것이 있을까·

갑자기 이근영 전 천안시장의 근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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