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꼬부부의 '사랑 바이러스'

증평 이상희·송순자 부부 수지침 봉사 펼쳐

2009.09.09 17:12:08

지난 2007년부터 3년째 부부가 함께 수지침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상희(오른쪽).송순자부부가 9일 증평군 도안면 화성3리 경로당에서 노인들에게 수지침을 놓아드리며 안부를 묻고 있다.

ⓒ김규철 기자
중병으로 앓아누웠던 경찰관이 아내의 지극한 정성으로 회복한 뒤 3년이 넘도록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증평군 도안면에 거주하는 남편 이상희(62·증평군 도안면 도당리) 씨와 부인 송순자(60) 씨.

지난 1964년 4월 경찰에 임관, 인천동부경찰서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한 이상희 씨는 42세가 되던 1989년 용인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중 중풍으로 쓰러져 퇴직하는 불운을 맞았다.

4년여에 걸친 투병 기간 동안 부인 송순자 씨는 남편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사랑과 정성으로 남편을 보살폈고 결국 이 씨는 병석에서 일어나게 됐다.

이 씨는 부인을 "내 보물"이라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송 씨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동행하며 '바늘과 실'처럼 부부애를 과시하고 있다.

도안면 도당리 부녀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부인 송 씨는 4년 전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 않지만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는 것을 배우면서 남에게 무엇인가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증평군자원봉사센터에서 3개월간의 이·미용교육을 마친 후 다시 자비를 들여 학원을 다니는 등 완벽한 준비를 마친 송 씨는 미용기구를 직접 구입하고 경로당은 물론 복지관, 장애인연합회 사무실, 군부대 등에서 이·미용봉사를 펼치고 있다.

송 씨는 한번 봉사활동에 나서면 적게는 5명, 많게는 10여명씩 이발을 해주고 있으며 장애인들의 집에까지 찾아 다니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부인의 열성 때문이었을까·

부인을 차에 태워 이동시키던 이 씨는 3년 전 부인과 함께 증평군자원봉사센터에서 전문자원봉사자 양성교육을 통해 수지침을 배우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노부부의 자원봉사는 이제 초보수준을 넘어섰고 가는 곳마다 이들 부부로부터 수지침을 맞은 노인들로부터 "고맙다", "덕분에 말끔히 나았다"는 인사를 받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자신들도 관절염과 당뇨·혈압 등으로 인해 육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들 부부는 수지침이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지금까지 부부가 벌인 봉사활동은 총 200여회 475시간으로 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봉사활동을 펼쳐 왔는지 알 수 있으며 이웃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부인 송씨는 "결혼 초창기부터 반말하시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고 항상 아껴주셔요"라며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남편과 다시 결혼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남편 이씨는 "중풍으로 인해 죽을 뻔한 사람을 살리고 재발했는데도 또 다시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준 아내가 고맙기만 하다"며 부인을 추켜세웠다.

"70세까지는 봉사활동을 계속 하겠다"는 부인 송 씨와 "몸이 움직일 수 있고 환자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봉사를 계속하고 싶다"는 남편 이 씨의 말에서 끊임없는 이웃사랑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김규철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