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해서 마냥 좋을 일만도 아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들 중 상당수는 무기계약직이다. 무기계약직은 해마다 계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외에 처우에 대해선 비정규직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이달 학교로부터 무기계약직 전환 통보를 받은 김모(30)씨는 "단지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았을 뿐이지 실제로는 비정규직일때와 별 차이가 없고 일만 많아진 것 같다"며 "무기계약직 전환은 단지 '해고만 안시킨다'는 말하고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가능한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정치권선 여전한 공방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을 맞았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개정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가지 반가운 소식이라면 정부와 여당이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비정규직법에 대해 기존 유예 방침을 고수하지 않고 새로운 개정안 마련을 포함, '원점에서부터 근본적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며 기존의 강행처리 입장을 전환한 것이다.
노동부도 "정규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며 "사회보험료 및 법인세 감면 연장, 현행법 홍보 및 실직자 지원 강화 등 현행 비정규직법 2년 조항을 인정하는 틀 내에서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계약직 근로자의 기간 규정을 고수하지 않을 경우 제기되는 대안은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 정규직 전환 의무비율 도입, 처우 개선 및 계약기간 완전 철폐 등으로 여당은 이밖에 현재 사회보험료 감면 등을 위한 '기간제근로자 보조에 관한 법'과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위한 '고용보험법' 등 관련법 처리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충북경실련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한다"며 "산업전반적인 일자리 창출이나 일자리 나누기가 전제돼야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홍순철·전창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