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세기말의 여름

2024.07.03 14:52:17

세기말의 여름
        손문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온 하늘 조명이 번쩍번쩍
끊임없이 으르렁대는 사자의 포효 소리
단단히 얼어붙은 하늘에서
영화 촬영이 한창이다

피어오른 먼지마다
가득 흘러나오는 시간들

호우와 폭염 특보를 동시에 거느리고
숙성되지 않은 깃발 사이로
긴 속죄의 눈물이 떨어진다

물 흐르듯 공기 가르며
하루 앞에서 허걱이는 세월

사각 모퉁이에서 잃어버린 눈을 찾다
살짝 꼬리만 남은 봄가을이
다가오는 겨울 앞에 바르르 떨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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