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디딤돌

2024.04.02 15:08:26

디딤돌
     최진섭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길게 내어주신 푹 패어 굽어진 등
한 많은 숱한 사연 오르고 내릴 때
살과 뼈 바람이 되어 흔적 없이 사라져도

새색시 초록의 꿈 검게 굽은 어머님의 등
세상사 단근질에 밟히고 또 밟혀도
묵정밭 인고의 세월 즈문해年 인연의 덫

손발톱 다 닳도록 땀 냄새 아버지의 등
할머니 어머니 임종에도 눈물마저 감추시던
속울음 등받이가 되어 아낌없이 내어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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