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충북대 방문… 의대 교수·학생은 피켓 시위

의대정원 배분 결과 발표 하루 앞두고 간담회
이 부총리 "학생 수업 복귀 독려·수업 재개" 주문
의대·병원 교수 "급작스러운 증원… 교육 질 저하"

2024.03.19 17:59:31

19일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충북대학교 대학본부 건물 앞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재학생들이 '의대 운영 대학현장 간담회'에 참석하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방문 일정에 맞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한 달째 지속되는 가운데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대정원 배분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 충북대학교를 방문해 의대생들의 수업복귀 독려를 당부하는 한편 대학 측에는 집단 휴학 신청을 허가하지 말고 중단된 수업을 조속히 재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충북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의대 정원 증원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하는 충북대병원·의과대 교수와 재학생들을 지나 의대 운영대학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본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용수기자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충북대 총장·의과대학 학장 등과 의대 운영대학 현장 간담회를 열고 "학생들이 대규모로 휴학 신청을 하고 수업을 거부하는 등 의과대학 수업이 멈춘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돼 간다"며 "의과대학에서 보내는 시기는 학생들이 예비 의료인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잘못된 판단과 선택을 하고 있을 때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길 바란다"며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배우고자 한다면 교수님들께서는 강의실을 지켜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대학 측에 학사 운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휴학은 허가하지 않도록 당부드리며 학생들의 조속한 복귀를 독려해 달라"며 "총장님과 보직교수님뿐만 아니라 대학 사회 전체가 학생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의 현장 방문에 맞춰 충북대 의대·충북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의대생들은 간담회장 앞에서 의대 증원 반대 피켓 시위를 열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의대 운영대학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비대위 소속 교수 30여 명과 의대생 20여 명은 이날 2시께 의대를 출발해 간담회가 열리는 대학본부 앞까지 '현실 고려 없는 증원신청 철회하라', '의대교육 전문가는 정부도 총장도 아닌 의대교수다', '정부는 명령 말고 의료계와 소통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비대위 소속 공현호 재활의학과 교수는 "충북대 의대는 정원이 49명밖에 되지 않은 미니 의대"라며 "갑자기 200~250명 정도로 학생이 늘어난다면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총장들은 강의실만 늘리면 증원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교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갑자기 그렇게 많은 교수를 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충북대학교 병원·의과대 교수와 재학생들이 19일 충북대 본관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의대 운영 대학 현장 간담회장 밖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용수기자
이어 "여러 가지 공식적인 루트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의료계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려고 하고 있지만 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면서 "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정부에서 귀담아듣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충북대 의대 학생 비대위원장 이준성씨도 "내일 의대 정원 분배가 확정된다는 얘기가 있어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하러 나왔다"며 "의료계와 정책 방향을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부가 대학 총장과 독단적으로 의대 정원 숫자를 확정한다는 것이 불쾌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면담과 시위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전달했다"면서 "하지만 의대 증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렇다할 합의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20일 의대별 정원 증원분 2천 명에 대한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증원분 2천 명은 비수도권에 80%(1천600명), 수도권에 20%(400명) 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원 배정이 완료되면 각 대학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승인을 받고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에 나서게 된다.

/ 임선희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