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오락실 다시 고개

"청주 하복대, 단속 사각지대 전락"

2009.05.17 18:31:32

경기불황을 틈타 사행성을 부추기는 오락실들이 최근 청주지역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006년 '바다 이야기 파문' 이후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총동원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 게임장들이 철퇴를 맞는 듯 했지만 뿌리는 뽑히지 않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청주지역에서 영업 중인 사행성 게임장은 50여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 업소는 '전체이용가 등급게임물'로 심의를 받은 단순한 게임기를 이용해 영업을 하고 있다.

비행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목표물을 맞히면 동전이 쌓이고, 해당 액수만큼 열쇠고리, 라이터 등의 경품이 오락기에서 나온다.

겉보기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물처럼 보이지만 환전방식에 있어서는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 경품으로 받은 열쇠고리나 라이터 등을 인근 환전소에 주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들 게임장이 '전체이용가 등급게임물'로 심의를 받은 뒤 곧바로 사행행위를 할 수 있도록 개·변조를 한다는 점이다.

환전소 역시 고물상이나 전당포 등으로 등록한 뒤 영업행위를 하고 있어 사실상 단속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의 일관성 없는 단속으로 인해 빚어지는 '풍선효과'도 문제다.

지난해 말 '도박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게임장이 밀집했던 상당구 용암동 지역에 대해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자 최근에는 비교적 단속이 느슨한 흥덕구로 몰리고 있다.

흥덕구 하복대지역이 '단속 사각지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게임장들이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상당구 용암동 일대에서 한몫 챙긴 오락실 업주들이 어느새 하복대 등지로 옮겨 영업을 하는가하면 불법게임기를 설치한 게임장들은 수년째 경찰단속을 피하고 있다.

실례로 6개월 전 용암동에서 하복대 R나이트클럽 인근으로 옮겨온 A게임장은 밤낮 구분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업주가 게임장은 물론 환전소까지 실제 운영하고 있지만 단속은 전무하다.

인근 건물 4층과 5층에 각각 위치한 게임장들은 아예 간판도 내걸지 않고 '바다이야기'와 유사한 불법게임기를 들여놓고 영업 중이다. 하지만 이 곳 역시 1년 넘도록 단속에 적발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상인들 사이에선 각종 풍문을 내세우며 '경찰과 게임장간 유착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상인 B씨는 "편의점, 중국요리집 종업원들도 다 아는 사실을 경찰이 모를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고, C씨도 "지구대가 바로 코앞인데도 단속을 하지 않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하성진기자 seongjin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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